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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지휘자: 팔란티어(Palantir)

AI 시대의 국방과 기업운영 전략

2025년 여름, 미 육군이 팔란티어(Palantir)와 향후 10년에 걸쳐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AI 소프트웨어 군납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올해 공개된 미 육군 최대 규모의 IT·AI 계약으로,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75개의 계약이 하나로 통합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영국 국방부 또한 팔란티어와 최대 7억 5천만 파운드(약 1조 1,500억 원) 규모의 협력을 연장하며 AI 기반의 작전 계획 및 표적 지정 시스템 고도화를 선언했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은 단순한 군납 계약이 아니라, AI가 전장의 핵심 운영체계로 진입했음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작전 환경에서 팔란티어는 '데이터의 지휘자'로 불립니다. 복잡한 시스템과 방대한 데이터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인간의 판단이 아닌 AI가 실시간으로 결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팔란티어의 AI는 비즈니스라는 또 다른 전장인 기업 운영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술적 해자: 온톨로지 기반 데이터 통합

팔란티어의 가장 강력한 기술적 차별점은 '온톨로지(Ontology)' 기반의 데이터 모델링입니다. 온톨로지는 현실 세계의 개체(entities)와 관계(relationships)를 명확히 정의하는 지식 구조체로, 팔란티어는 이를 소프트웨어의 핵심 엔진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 공장의 운영 데이터를 온톨로지로 복제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부품(A)은 장비(B)에 '장착'되고, 센서(C)는 이를 '측정'하며, 작업자(D)는 해당 공정을 '담당'하는 관계가 설정됩니다. 이 관계망 위에서 AI는 결함의 원인-영향 경로를 추적하고, 즉시 조치를 제안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SQL 쿼리 대신 “장비 B의 고장을 유발한 부품은 무엇인가?”처럼 업무 언어로 데이터를 질의할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플랫폼은 센서 데이터, 레거시 시스템, 클라우드 등 이질적인 데이터 소스를 중앙 온톨로지 모델로 강제 매핑·표준화합니다. 이렇게 구축된 구조는 각 부서가 '단일한 진실의 원천(Single Source of Truth)'을 공유하도록 만듭니다.

AI 운영 루프: 'Data → Logic → Action’의 자동화

스크린샷 2025-11-07 03.34.18.png 출처: 팔란티어

이러한 온톨로지는 팔란티어의 플랫폼이 단순한 데이터 플랫폼이 아니라, '데이터 → Logic → Action'으로 이어지는 루프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를 구현한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AI 모델은 온톨로지 위에서 직접 작동하며, ① 운영 데이터 수집 → ② 예측 및 권장 조치 실행 → ③ 결과 데이터 재수집 → ④ 모델 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지속적 학습 루프를 형성합니다. 이는 단순한 모델 배포를 넘어 현장 적응형 AI로 발전시키며,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이 스스로 정확도를 높이는 자율적 학습 생태계를 만듭니다.


플랫폼 전략: 정부와 민간을 동시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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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의 두 핵심 플랫폼인 고담(Gotham)과 파운드리(Foundry)는 시장을 분리하여 공략합니다. 고담은 정부·국방·정보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하며, 비정형 데이터 통합, 위협 탐지, 작전 분석 등을 핵심 기능으로 미 육군, CIA, 영국 국방부 등에 적용됩니다. 반면 파운드리는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시뮬레이션, 제조공정 디지털 트윈, 운영 효율화 등을 제공하며 Airbus, Merck, Hyundai 등에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고담은 국가안보 분야에서 데이터 융합·분석 플랫폼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며, 파운드리는 기업 운영 AI의 중심 플랫폼으로 확장 중입니다. 특히 파운드리의 모듈화(SaaS) 전략을 통해 중소기업도 필요한 기능만 구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었습니다.


경쟁 구도 속 팔란티어의 위치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 시장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Snowflake나 Databricks는 클라우드 데이터 레이크/웨어하우스 통합에 강점을 가지지만, 운영 프로세스 연결은 부족합니다. AWS, Azure, GCP와 같은 클라우드 빅테크는 확장성과 비용 경쟁력이 우수하나, 현장 맞춤형 모델 통합은 약합니다. Anduril, C3.ai 등은 특정 국방 시나리오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AI 모델이 실제 의사결정 체계와 연결되는 수준"에서 이 경쟁사들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팔란티어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운영 체계 그 자체를 구축하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리스크와 과제

팔란티어의 가장 큰 리스크는 프라이버시와 윤리 논란입니다. 정부 기관과의 협력 과정에서 감시·데이터 남용 우려가 제기되었으며, 이에 대해 팔란티어는 투명성 리포트 발행, 역할 기반 접근 제어(RBAC), 감사 추적(Audit trail) 기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입 과정에서의 높은 비용과 긴 구현 기간도 부담 요인입니다. 기업 전체의 데이터 구조를 재설계해야 하므로 초기 진입 장벽이 크다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결론: 데이터 전쟁의 설계자

팔란티어는 AI 시대의 국방과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현실의 운영 결정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가장 체계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분석 툴이 아닌, AI·데이터·운영의 일체형 플랫폼을 구축한 팔란티어는 향후 ‘데이터 중심 사회의 설계자’로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출처

미래에셋증권. (2024.07.05). [리포트] 빅데이터 활용 기술의 선두주자 팔란티어(PLTR) 분석 https://securities.miraeasset.com/bbs/maildownload/20240705090321020_2929

AI Times. (2024.08.11). AI 반도체부터 AI 데이터까지… AI 생태계가 진화한다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194

Deep-Dives.ai. 팔란티어 기업 분석 심층 보고서 https://r2.deep-dives.ai/samples/ko/%E1%84%91%E1%85%A1%E1%86%AF%E1%84%85%E1%85%A1%E1%86%AB%E1%84%90%E1%85%B5%E1%84%8B%E1%85%A5%20%E1%84%80%E1%85%B5%E1%84%8B%E1%85%A5%E1%86%B8%20%E1%84%87%E1%85%AE%E1%86%AB%E1%84%89%E1%85%A5%E1%86%A8.pdf

KT Enterprise. AI를 활용해 KT가 제조 생산 혁신을 가속하는 방법 https://enterprise.kt.com/bt/dxstory/3347.do

MoneyS. (2025.08.05). 팔란티어, 미 육군과 14조 규모 계약 체결. https://www.moneys.co.kr/article/2025080514221320473

YouTube. 팔란티어 공식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uF-GSj-Exms


작성자: ITS 28기 조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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