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네이티브와 K-PaaS의 만남
정부의 디지털 행정 서비스는 오랫동안 느리고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민원 폭주나 정책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스템이 금세 버티지 못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려면 전체를 멈춰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시스템이 여전히 온프레미스(자체 서버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 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민첩한 행정”을 지향하는 디지털 정부의 방향성과 충돌했습니다.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 기술입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란, 이름 그대로 프로그램을 클라우드 환경(cloud)에서 + 태어나고 자라도록(native) 설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필요할 때는 즉시 확장할 수 있고, 고쳐야 할 때에는 바로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45%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민원 신청이 폭주하더라도 자동으로 서버가 늘어나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업데이트할 부분이 생기면 전체 시스템을 멈추지 않고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제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인 PaaS(Platform as a Service) 를 살펴보겠습니다.
PaaS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이는 프로그램과 환경을 클라우드에서 제공하여 서버를 배포하지 않고도 컴퓨터 시스템을 실행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전혀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최근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설치하며 서버에 보안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이제 PaaS 하에서는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생성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스마트폰 앱을 만든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앱을 만드려면 프로그램, 서버, 데이터 저장소 등 여러가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클라우드 회사가 대신 ‘작업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PaaS입니다. 인프라 관리 대신 이제 개발자는 앱의 기능과 서비스 품질을 풍부하게 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PaaS 솔루션은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개발 작업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관이 과거에는 물리 서버를 그대로 가상화된 환경으로 옮기는 ‘리프트 앤 시프트(lift & shift)’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인프라를 단순히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형태로, 기존 구조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합니다.
반면 PaaS는 이 단계를 넘어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합니다. 간단히 말해, 시스템 자체를 '유연하게 확장하고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개발과 운영이 별도의 장소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하나로 흐르며, 새로운 기능을 전체 시스템을 중단하지 않고 한 번에 구현할 수 있습니다.
많은 국내 공공기관은 여전히 해외 클라우드 기술(AWS, Azure 등) 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부처마다, 기관마다 따로따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다보니, 보안과 데이터 주권 문제, 장기적인 비용 부담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술로, 우리 환경에 맞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며 등장한 것이 바로 K-PaaS (Korea Platform as a Service) 입니다.
K-PaaS는 공공기관을 위해 개발된 국산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표준모델입니다. 이름 그대로 PaaS의 한국형 버전으로, “국내 공공과 민간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표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K-PaaS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플랫폼입니다. 민간 협의체인 Open cloud Platform Alliance(OPA)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참여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만약 민간 기업이 개발한 PaaS 솔루션이 K-PaaS 시험인증을 통해 호환성과 적합성을 검증 받으면, 공공 및 민간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기업이 적합성 인증을 받아 활용 중 입니다. 즉, 정부가 정한 표준 아래에서 다양한 기업이 경쟁하고 협력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덕분에 공공기관은 특정 클라우드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여러 플랫폼을 조합해 가장 적합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K-PaaS는 금융, 행정, 의료, 농수산 및 환경 등 다양한 부문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맨텍솔루션의 ‘아코디언(Accordion)’모델이 활용된 사례들을 몇가지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글로벌 PaaS 기업과의 경쟁력 확보입니다. 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Platform(GCP) 등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글로벌 인프라, AI·데이터 분석 기능, 그리고 빠른 서비스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와 외국 정부의 압박속에서 외산 서비스형 플랫폼의 공공 진출을 막기란 쉽지 않습니다.
최근 오픈소스 클라우드 시장 1위 기업인 ‘레드햇’이 K-PaaS에 적합성 인증 신청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만약 외산 PaaS를 대비한 경쟁력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산 PaaS는 설 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K-PaaS의 또 다른 과제는 표준의 실질적 확산입니다. 플랫폼이 아무리 기술적으로 호환된다 해도, 실제 기관이나 기업이 이를 선택하고 도입할 경제적 동기가 없다면 어렵습니다.
클라우드 기술은 매년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정도로 변화가 빠릅니다. 컨테이너, 서버리스 컴퓨팅, 엣지 클라우드, AI 인프라, 멀티 클라우드 등 새로운 기술이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K-PaaS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 체계가 필요합니다.
https://www.samsungsds.com/kr/insights/2025-domestic-public-cloud-service-status-public-sector.html
https://aws.amazon.com/ko/what-is/cloud-native/
https://www.etnews.com/20241018000224
http://www.itdaily.kr/news/articleView.html?idxno=234674
https://www.opakorea.org/page.php?p_id=kpaas2
https://www.etnews.com/20250326000223
작성자: ITS 29기 이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