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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레이스!

by 이팝

엄마의 불평도 며칠 지나 잊어버리고, 또 나는 꽃무늬 옷 탈피 두 번째 작품을 구상했다.


길을 지나며, 주변 어르신들의 옷차림을 잘 관찰해 보았다. 공통적인 것은 화려한 컬러를 선호하고, 반짝이 옷도 많이 입으신다, 그래서 이번 포인트는 반짝이를 주제로 삼았다. 옷을 만들기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이 다 비자발적 모델이 된다.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대략적인 스케치를 해보았다. 아! 그리다 보니, 어렸을 적 종이 인형 그리던 게 생각난다. 그때 문방구에 가면 종이 인형 세트를 팔았는데, 그거 사서 가위로 조심조심 오려서 인형에 이것저것 옷도 입히고, 신발도 신기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를 생각하며 제작 스케치를 그려 보았다.


< 제작 스케치 >



< 반팔 라운드 T와 스커트 > < 반짝이 레이스 베스트 >



여름에 시원해 보이는 흰색 투피스와 스커트의 원단을 골랐다. 스커트 허리는 고무밴드로 만들어서 편하게 입을 수 있게 만들었다. 다 만들고 나니 좀 밋밋한 거 같아서, 베스트를 만들었던 은색 반짝이 레이스를 좀 오려서 네크라인 쪽과 소매단, 아래시접에 붙였다.




입고 찍어야 입체감 있게 예쁘게 나오는데, 모델이 없다 보니, 사진이 균형미가 좀 없어서 아쉽다.


동네 입고 다니시기엔 좀 화려한 가? 무엇보다도 레이스 오려서 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무념무상... 바느질의 세계!

잠시라도 바느질 외 다른 생각을 했다간, 다시 뜯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 오로지 바느질에만 집중, 또 집중해야만 한다. 마음이 들끓을 때나, 머릿속 생각이 복잡할 때 잠시 떠날 수 있는 좋은 덕질인 것 같다. 물론 심심풀이 재미로도 아주 그만이다.




이렇게 세트로 입으면 아주 이뿌겠구만! 하고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 드렸다.


그런데

엄마의 반응은?

또, 취향저격이 아닌 듯하다. 반짝이 레이스 자체의 꺼끄러움도 불평이시다.

내가 보기엔 우아하고 이쁘기만 하고만! 엄마는 여기저기 꼬투리가 많다.


아! 게다가 의욕이 넘쳐 휴대폰이랑 생수병 하나 들어갈 정도의 프레임 백도 만들었는데...


< 제작 스케치 >





끈이 길다고...

아! 진짜~ 사드려도 맘에 안 들고, 만들어 드려도 맘에 안들고, 사시라 하면 이상한 거 사고....

현실모녀의 티키타카가 이어지고.....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아직도 올라야 할 산이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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