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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면 투피스 만들기

by 이팝

일단 일을 시작함에 있어 차근차근 계획부터 세우기보다는 일단 시작해 놓고 보는 스타일은 중간에 만나는 걸림돌들이 많다. 원단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했는데... 작은 화이트 꽃무늬가 들어간 아사면을 보고, 덜컥 투피스를 만들어 보겠다 펼치면서 머리를 쥐어뜯는 실수들에 부딪히게 되었다.


우선, 옷본을 놓고 재단하기까지는 그나마 순조로웠다.

옷본을 놓고 재단하기. 원단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모가 없도록 최선의 재단을 해야 한다.



무엇인가 만들다 보면 생각이나 의지대로 잘 안될 때가 있다.

옷도 그렇다. 잘못 만들면 다시 뜯어서 과정을 되돌아가야 하는데, 네크라인 부분이 이상하게 만들어졌다. 심지를 넣어야 했던 거 같고, 재단할 때 목둘레 부분에 더 디테일한 재단이 필요했는데, 간과한 것 같다.

...

...

일단 접고, 고민을 좀 했다.

'버릴 것인가... 다시 살릴 것인가... 아! 이것이 문제로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천천히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다시 빽도해서 뜯는다는 것은, 차라리 새로 만드는 것의 두세 배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작업이다.



처음엔 차이나칼라로 심플하게 만들려 했는데, 원단이 워낙 힘이 없어 머플러 양만큼의 원단을 눌러 네크라인을 완성해야 했다.



그동안 재단하고 만든 시간이 아까워서 살리는 걸로 결정하고, 궁리 끝에 대안으로 셔링을 선택했다.

뭐 좀 뜬금없기는 하지만, 생각대로 만들어지기도 어려운지라... 어찌어찌 완성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스커트를 만들면서 허리밴드심을 아무 생각도 없이 검은색으로 넣었다. 다시 뜯어서 흰색으로 빽도하면서 또 후회... 속치마색도 미색으로 넣는 바람에 다시 뜯어서 인견으로 바꾸는 등, 우여곡절 끝에 아무튼 밴드형 스커트도 완성했다.


무슨 일이든 아무 생각 없이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작은 일도 다 계획이 있어야 한다. 손 가는 대로 방치하면 사후 공사가 큰 법이란 걸 몇 번이고 되뇌었다. 머리와 눈이 항상 감시를 잘해야 한다

만들고 남은 자투리천을 이용해서, 포인트를 더할 코사지와 레이스 손수건도 만들었다.





드디어, 완성!

이렇게 또 하나의 옷을 만들었다. 그런데, 착장 해보니 아사면으로 원피스는 만들면 안 되겠다는 결론이다. 여름에 시원할 수는 있지만, 너~~무 구김이 많이 간다. 가성비와 가심비가 모두 안타까운 작업이었다.





이번 작품의 교훈: 시작 전 과정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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