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8
도회지에 점하니 찍으니 도화지가 되듯이 화룡점정이란 말이 빈말이 아님을 직감한다. 도화지에 화공이 실감 나게 그린 용이 도화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 화공이 용의 눈에 마지막 점 하나를 찍어야 용이 힘찬 도약을 하여 하늘로 승천하듯이 아무리 중차대한 일이라도 가장 요긴한 마무리를 하지 않으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점 하나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자연은 순백의 도화지다 때 묻지 않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우리는 순결한 처녀에 빗대어 처녀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녀와 순백의 도화지는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은 매양 순백의 도화지에 수채화 물감을 가진 화공이 산하로써 배경을 그리고 식물로써 채색을 하며 동물로써 동영상까지 시연하면서 계절의 흐름까지도 표현하며 한 바퀴 돌리고 또다시 순백의 도화지로 회귀한다.
인간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만들었고 도시는 자연의 도화지에 점 하나가 빠진 도회지가 되어 자고 새면 일어나 인간 세상의 생존과 욕망을 위해 도회지를 누비며 하루하루 열심히 도회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연의 도화지는 말 그대로 무위자연이다. 누가 누구를 위함도 없는 상선약수의 섭리에 의한 무위, 즉 시작도 끝도 없는 무수한 행위가 순백의 자연 아니 순백의 도화지에 한 시도 쉬지 않고 그려지고 있다.
인간이 만든 인공의 도회지는 그야말로 인간세상의 피눈물이 그대로 녹아져 있다. 자연의 산하 대신 회색빛 콘크리트 빌딩과 자연의 식물 대신 어디서 뽑혀온지 모를 조경수와 화단의 꽃들이 도회지의 배경을 채우고 자연에서 보이는 나비의 날갯짓 대신에 고단한 인간세상의 분주함만이 도시의 도회지를 채우고 있다.
인간이 만든 도회지는 자연이 만든 도화지를 흉내 내어 만든 모방작이다. 인간도 자연에서 태어났고 자연의 일부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도화지는 God made이며 도회지는 Man made일 뿐이다. 다만 신이 만든 자연과 인간이 만든 도시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순백의 도화지와 인공의 도회지라는 점하나 차이인지도 모른다.
자연과 도시의 차이는 이렇듯 미세한 한 점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그 결과는 실로 창대하게 벌어진다. 자연은 지속가능한 존재이나 도시는 필멸의 존재이다. 자연은 무위자연이나 인간이 만든 문명의 세상은 정반합과 생로병사의 원리가 지배하는 운명과 숙명을 타고났다.
도회지에 사는 우리가 때때로 느끼는 허무감은 우리 인간이 무위자연의 자연의 도화지를 베껴 도시의 도회지로 바꾸었지만 욕망에 눈이 가려 화룡점정의 점 하나 찍는 방법을 못 찾아 불세출의 용그림을 도회지에 그리고도 그 용을 승천시키지 못하는 화공의 안타까움 같은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