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7
인생 3대 불행이 소년등과(少年登科) 중년상처(中年喪妻), 노년궁핍(老年窮乏)이라고 한다. 인생을 사는 연대기별로 일목요연하게 구분까지 해서 구체적으로 불행을 분류까지 한 것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찰나적 행복감과 불행감은 하늘과 땅차이로 사람의 한 생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조증(躁症)과 울증(鬱症)을 느끼게 하며 희비쌍곡선의 롤러코스트를 제대로 태우며 삶을 뿌리 째 뒤흔드는 일이다.
건강을 위해 건강에 좋은 것을 모두 다 찾아다니지만 기실 건강은 건강에 나쁜 것을 하지 않고 먹지 않으면 저절로 지켜지듯이 행복도 행복을 쫓아다니면 파랑새처럼 저 멀리 날아가지만 불행을 피하는 행동거지, 즉 삼가고 겸손하면 저절로 행복이 다가오는 이치를 머리로는 알아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살면서 어릴 적부터 재능을 뽐내며 주변의 인정을 받고 잘 나가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하기도 하면서 저마다 그와 같은 화려한 인생을 살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며 의기소침하기도 한다.
매스미디어가 발달하지 못한 과거에는 그런 사람이 기껏해야 엄마친구 아들 정도의 범위였겠지만 오늘날 수많은 정보의 홍수를 이루는 미디어 세상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어린 스타들을 보노라면 인생 3대 불행 중에 소년등과가 그대로 연상되면서 부러운 마음보다는 아슬아슬한 마음이 앞선다.
인생총량의 법칙에 비추어보면 젊은 날 예기치 않게 찾아온 행운을 거머쥐고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까지 얻은 사람들은 호랑이를 타고 달리고 있는 기호지세(騎虎之勢)의 상태에 있다. 매섭게 달리는 사나운 호랑이 위에 타고 있으면 계속 타고 있기에도 무섭고 그렇다고 도중에 내리면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수 있기에 뛰어내릴 수도 없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 기호지세(騎虎之勢)는 어린 나이에 과거에 등과 하여 입신하고 양명하다 보면 겸손한 마음보다는 의기양양하고 오만한 마음이 똬리를 틀어 자기를 비판하는 조그마한 소리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입과 몸을 함부로 놀리면서 체면을 스스로 손상시키면서 한 순간에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고 스스로 몰락의 길로 달려가는 경우가 너무나 허다하므로 지혜로운 자들은 소년등과라는 말로 초년 성공을 경계하는 것이다.
2024 카타르 아시안 컵 축구대회 토너먼트 경기에서 연이어 연장전을 두 번씩 치러 승리하면서 기적에 기적을 더한 이적의 주인공들은 모두 다 소년등과의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베스트 일레븐에 나선 선수들이나 대기멤버를 막론하고 그 포지션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일인자 또는 이인자라고 보면 된다.
수많은 행운과 도움 그리고 그 자신들의 노력에 힘입어 그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그 자리는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축구선수들을 대신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여야 하는 엄중한 자리라는 것을 한 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었을 것인데 기적에 기적을 더한 이적을 이룩한 선수들의 공은 공대로 칭찬하고 그 이적을 거저 이기적으로 해석한 대표팀의 젊은 피가 저지른 이기적인 행동은 소년등과(少年登科)의 과(過)로서 많이 아쉬울 뿐이다.
사람이나 음식이나 고통 속에서 숙성되는 단계를 지나야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깊은 향미가 나는 음식이 된다. 입이 떡 벌어지는 유럽의 최상위 리그 초호화 멤버가 포진된 베스트 일레븐을 가지고도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패배한 패인은 무대책 무전술로 방관하면서 자율축구라 우기고 자율이 방종으로 타락해도 무책임을 주장에게 덤티기 씌운 희대의 졸장, 그 스스로 세계적인 스타로서 소년등과의 대표적 인물이었지만 고통 속에서 숙성하지 못해 향기 대신 악취만 잔뜩 선수단에 뿌리고 먹튀 한 한 외국인 감독의 썩은 미소에서 소년등과라는 불행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음을 안타깝게 확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