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2
우리 몸의 모든 지체는 우리 몸에 갇혀있으면서 구속되어 있다. 즉 갈비뼈로 보호되고 있는 오장육부와 같은 주요장기 뿐만 아니라 눈, 코, 귀 ,입, 피부같이 얼굴과 몸에 위치 하면서 노출되어 있는 기관도 이 구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목구비 오장육부 모두 몸의 어느 한부분에 고정되어 붙박혀 묵묵히 자기 일을 한순간도 쉬지 않고 수행해야 만이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특이점의 중심에는 네발로 걷는 대다수의 동물들과 달리 직립보행을 한다는 데 있다.
직립보행을 가능하게한 여러가지 원인, 예를 들자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강력한 엄지발가락의 힘으로 두발로 서게 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어쨋던 우리는 진화의 특이점을 넘어서 일어서게 되었고 우리 몸의 구속사적 동료였던 우리의 앞발, 두 손을 몸으로부터 드디어 해방시키게 된 것이다.
몸으로부터 두 손이 해방되고 나서 우리는 두손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들기 시작했고 한번 만들기 시작한 창조물은 우리의 뇌에 차곡차곡 업데이터 되었고 이 기억의 보고인 뇌의 뉴런과 시냅스를 연결하는 문명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두손을 가지고 창조를 하면 할수록 뇌의 여백은 마치 우주안의 은하계만큼이나 다양한 형태의 공간으로 탈바꿈 되면서 두개골안에서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는 뇌로 재창조 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뇌의 여백을 채우는 동반자로서 기능하는 자유로운 손으로 인해 문명은 시너지를 받아 순환을 반복한 결과가 우리가 창조한 문명이다. 뇌는 손의 결과를 입력하고 재조정하여 새로운 제안을 손으로 내려보내고 자유로운 손은 다시 구할 수 있는 도구와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선순환 구조가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한 추진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정된 우리몸의 이목구비와 오장육부도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통제하에 움직이듯이 뇌와 손도 필요에 의해 좌뇌와 우뇌, 왼손과 오른손으로 분화되어 진화하였다. 뇌정보 세상에 진입하면서 사람을 좌뇌형 인간 , 우뇌형 인간으로 나누는 것을 보면 손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가로 판가름 했던 산업사회의 목수, 토수, 운전수 같은 직업의 명칭은 이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앞발이 진화되어 왼손 오른손이 되고 뇌가 분화되어 좌뇌 우뇌로 활성화 되어가는 현대는 좌고우면이 습관화 되어가는 것 같다. 원래 앞발과 뇌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만든 지체일 뿐이다. 좌우합작을 잘해 올바른 길로 한발 한발 내딛고 나아가라는 명령일 뿐이다.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짝눈 떠서 보면서 신중하게 가는 것은 뇌가 보다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함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판단이겠지만 장고끝에 악수 두고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충실히 따르다 보면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같이 아예 오른손으로 왼다리를 발판삼아 턱을 괴고 앉아 전쟁영웅도 아닌데 동상이 되고 메타버스안의 신인류가 되어 우리의 왼손 오른손이 활약하는 것을 가상세계의 키보드에서만 보게 될까 심히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