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1
요사이 어디 가나 합계 출산율 이야기가 빠지는 때가 없다. 먼저 용어도 참 헷갈린다. 출산율이라 했다가 출생률이라 했다가 뭐가 뒤숭숭하게 보이는데 해법은 난망인 것 같다.
출산은 부모, 특히 어머니가 아기를 낳았다는 의미로서 산모가 생명탄생의 주인공이라는 의미이다. 그에 반해 출생은 부모가 아니라 애기가 생명탄생의 주역임을 강조하는 단어이다.
세상적으로 보면 남과 여가 만나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정을 이루고 출산을 통해 가족을 늘이는 질서를 통해 공동체가 번성하고 번성된 공동체는 힘을 가지고 세력을 확대하여 번영을 구가하는 것이 당연하고도 합목적적인 세상이 만드는 문명이라 부른다.
진리적으로 보면 우주를 떠도는 먼지 같은 나, 즉 진아가 헤아릴 수 없는 억겁의 시간을 통해 쌓인 인연의 결과로 아버지를 선택해 들어와 정자로 100일을 살다가 어머니 몸속에 들어가 난자를 만나 열 달을 살다가 때가 되면 수많은 난관을 헤치며 산도를 타고 애기가 세상 속으로 떨어지는 생명창조의 주역이 나, 즉 진아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적 출산이던 진리적 출생이던 보다 중요한 사실은 생명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필연이던 우연이던 남녀가 만나 생명이 창조되어야 그다음의 이야기가 her story 가 되던 he story로 흘러가던 , 즉 history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생명의 길은 갈랫길이다. 나무를 봐도 뿌리에서 줄기가 자라 몸통이 되고 나무의 가지에서 두 갈래로 가지가 뻗어나가 마침내 가지가 무성해지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이 생명의 법칙이다.
OECD 국가 중에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이스라엘이라고 한다. 15세에서 49세 사이의 가임여성의 출생아 수가 3명으로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유대교 토라의 가르침, "생육하고 번성하라"라는 가르침을 절대 신봉하는 이스라엘 인구의 13% 밖에 안 되는 하레디 여성이 6~7명의 애기를 출산하는데 힘입어 지구상의 잘 사는 나라들 중에는 단연 최고 합계 출산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반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합계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합계 출산율 0.7명으로 압도적 꼴찌이다. 째지게 가난한 시절에도 꿋꿋이 생명탄생에 여념이 없던 흥부네 가족이 바글바글 했던 우리나라가 흥보가 기가 막힐 정도로 아기를 낳지 않아 이제 곧 인구소멸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상을 사는 인간의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보다 중요한 곳에 한정적 에너지를 투사한 결과가 지구촌을 강타하는 합계 출산율의 역설이다.
국가별 합계출산율이 그 나라가 부유한 지 가난한 지의 척도가 될 만큼 부자나라는 낮고 가난한 나라는 높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가? 아니면 샴페인을 먼저 터뜨린 나라인가? 김 빠진 샴페인을 마실 사람도 없어지는 인구 소멸의 대한민국, 로봇이나 인공지능, 반려동물 숫자의 폭증이 기가 막힌 흥부를 코까지 막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