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4
기적에 기적을 더하면 이적이 되는가? 2024 카타르 아시안 컵에서 대한민국이 16강전 사우디와의 경기를 전후반 정규시간 90분이 지나고 인저리타임 99분에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전으로 끌고 가 승부차기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하고 8강전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 호주에게 역시 일격을 당하고 끌려가다가 후반 인저리 타임 종료 1분을 남기고 PK를 얻어내고 연장전 끝에 손흥민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한번 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앞발이 진화되어 손이 되고 뒷발로 일어서서 직립보행을 한 우리 인류가 자유로워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여백을 가진 뇌를 가지고 궁리를 하면서 손과 뇌의 협업으로 눈부신 문명을 창조하였다.
직립보행의 주인공 뒷발은 엄지발가락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고 일어서고 지각 위를 걸어가며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은 인간의 머리에 해당하는 뿌리를 지각에 박고 사는 식물이나 사족보행을 하는 대부분의 동물의 시각으로 보면 그 자체가 기적이다.
손과 뇌의 협업으로 눈부신 문명을 창조한 것 못지않게 이족보행을 통한 진화생태학적 기적을 완성한 우리 인류는 이 직립보행의 기적을 더해 지구상의 그 어떤 동물보다 끈질기게 달려가면서 항온유지를 위해 입었던 털을 과감히 벗고 체온의 급상승을 땀구멍으로 해결하면서 털가죽으로 뒤덮인 수많은 동물을 사냥할 때 장거리를 집요하게 추격하여 지쳐 나가떨어지는 피식자들을 포식하는 전략으로 인류는 지구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것이다.
농업혁명을 통해 수렵채집을 종식시킨 우리 인류가 산업혁명을 통해 기계가 가축을 대체함으로 수렵채집 시절의 인류의 활동량은 고사하고 그나마 농업혁명 기간 동안의 인류의 활동량도 심각하게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동물로서 인류의 활동량의 퇴보를 보완한 것이 근대 스포츠이며 그중에 대표적인 종목을 꼽으라면 공을 향해 두 발로 달려가는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이며 인류진화의 발달과정을 그대로 시연하는 축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프리미어리그 EPL이 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에서부터 태동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등등 수많은 명문구단이 산업혁명의 발상도시의 노동자를 중심으로 창단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여러모로 독특한 팀이다. 극강의 가성비로 무장한 지구상의 한 팀을 꼽으라면 단연코 대한민국 축구국가 대표팀일 것이다. 열악한 여건하에서 월드컵 4강의 기적을 발로 써 내려간 2002년 한일월드컵을 비롯하여 열악한 지원과 축구행정의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매번 정신력과 애국심 하나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성과와 강렬한 인상을 세계인에게 심어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늘 궁금했다. 왜 모두가 힘이 빠지는 후반 막바지 인저리 타임에서나 연장전에서는 그 어떤 세계 축구 최상위 국가들도 팀 코리아만 만나면 다 나가떨어지는 것일까?
단순히 정신력이나 애국심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태극전사에게는 있다. 아프리카를 떠난 호모 사피엔스가 아시아 대륙의 끝단 한반도까지 오려면 가장 먼 거리를 달려와야 하지 않았을까? 가장 멀리 가장 오래 달려와서 한반도에 정착한 구인류의 피가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심장을 타고 흐르는 것이 분명하다. 그 피가 세대를 타고 흘러 이제 EPL을 평정하고 있는 황희찬을 통해 황 홀하고 희 망 찬 미래를 보고 EPL의 득점왕 손흥민에게서 손 뼉치며 흥 미로운 경기를 국 민에게 선물하는 기대감을 느낀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그렇지만 꿈나무 슛돌이 이강인에 이르면 기적에 기적을 더한 이 적으로 강 하게 우승으로 인 도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