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5
No pain, No gain 생태학 제1법칙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우리는 뼛속 가득히 이 말을 새기며 살고 있다. 그러나 골수에 사무친 이 말을 형식적으로 남발할 뿐 이 말이 가지는 무시무시함을 무시하며 사는 것이 우리 인류의 삶인지도 모른다.
세포차원의 생명의 역사도 해당계 세포가 세포막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수하며 미토콘드리아와의 공생을 통해 에너지를 32배 이상 증폭시키는 노고 끝에 생명의 폭발이라는 생태학적 기적을 가져왔듯이 우리 골수와 세포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진 해인과도 같은 고통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는 생태학적 명령과 함께 우리는 살고 있다.
There's no free lunch , 생명의 역사에서 공짜 점심은 없으나 세상의 역사는 끊임없이 공짜 점심을 향한 욕망이 발현되고 개별인간의 욕망이 모여 모여 세상을 움직이면 서로 마주 달리는 폭주기관차가 멈출 수 없듯이 전쟁의 광기로 빠져드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 자체가 전쟁사라고 할 정도로 전쟁은 늘 우리 곁을 맴도는 망령과도 같아 잠깐잠깐 맛보는 우리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위협한다.
전쟁의 본질은 결국 공짜점심을 향한 인류의 포기할 줄 모르는 욕망의 발현이라고 한다면 전쟁 후에 찾아오는 간헐적 평화는 전쟁의 지독한 고통을 겪고 공짜 점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독한 각성을 손에 부여잡고 그래도 깨달음은 얻었다는 만족감으로 또다시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능선을 밀고 산하를 복구하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평범한 진리를 실현하는 생태학적 일상으로 복귀하는 일련의 반복과정이 바로 전쟁과 평화가 아닐까 추측한다.
인류 최초의 전쟁이 여자와 돼지 때문에 시작되었다는 말은 우리 유전자가 우리에게 내린 명령, 번식하고 생육하라는 말의 다름이 아니다. 번식하려면 여자가 필요하고 생육하려면 돼지가 필요한 현실적 욕구에서 서로 고통 없고 수고 없는 열매를 추구하는 공짜 점심을 먹으려는 욕망 때문에 얼마나 많은 전쟁이 일어났으며 얼마나 많은 영문도 모르는 개인이 희생되었을까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실수와 각성이 반복되는 것이 전쟁과 평화라고 한다면 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 약한 인간이므로 전쟁을 피하는 것은 일종의 예술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구가하고 있는 오늘날의 평화는 일종의 기적과도 같은 일상이 아닌가 생각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지구상의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어나는 전쟁의 참상 속에 그래도 70여 년간 평화를 구가하고 있는 우리들 , 이 평화가 거저 얻어지지 않았고 우리 앞 세대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각성 끝에 얻은 값진 평화임을 자각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좀 더 겸손해질 수 있으며 공짜점심을 모토로 우리를 충동질하는 세력과 무리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보다 굳건하고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평화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