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無爲), 무사(無事), 무미(無味)를 넘어

by 윤해



2024.03.15

무위자연(無爲自然), 무사안일(無事安逸), 무미건조(無味乾燥)라는 자주 쓰는 사자성어와 같이 무위(無爲)와 무사(無事)와 무미(無味)에 따라붙는 뒷말의 의미가 심장하다.

글자 그대로 해석해 보면 무위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므로 행위가 없고, 무사안일은 편안하고 나태하면 무언가 섬길 대상이 없어지며, 무미건조는 세상 살 맛이 없어지면 모든 게 다 메말라 간다는 의미 아닐까?

무위자연은 자연의 섭리이고 무사안일은 세상의 원리라고 한다면 무미건조는 자연과 세상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오감이 느끼고 맛보는 재미이다.

인생에서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즉 달 감(甘), 초 산(酸), 쓸 고(苦), 짤 함(鹹), 매울 신(辛)이라고 하는 오미식을 골고루 맛보아야 건강식이 되어 무미로 인해 인체가 건조해지지 않고 윤택해진다고 황제내경은 전한다.

현대인이 가장 부족하기 쉬운 건강식 오미식을 알아보면 단맛을 내는 멥쌀 쇠고기 대추 아욱을 섭취하면 비장으로 들어가고 신맛인 팥 개고기 자두 부추는 폐로 들어가며 쓴맛인 보리쌀 염소고기 살구 달래는 심장을 보하고 짠맛인 콩 돼지고기 밤 콩잎은 신장을 도와주고 매운맛인 황색기장쌀 닭고기 복숭아 파는 간장의 기능을 회복하는 음식이다.

이처럼 기본식이자 건강식인 오미식을 골고루 섭취하면 저절로 건강을 지키고 오장육부의 기와 혈의 순환이 원활하게 되어 무위자연의 자연의 섭리와 무사안일이라는 세상의 원리 안에서도 무미건조한 삶이 아니라 인생의 맛을 느끼는 윤택한 삶을 느낄 수 있음을 황제와 기백과의 대화를 기록한 황제내경에서 전하고 있는 인생의 진리이다.

우리가 문명을 일으켜 세상을 화려하게 발전시키며 사는 동안 갖가지 학문과 지식 그리고 처세의 원리에는 귀를 쫑긋하지만 정말 중요한 우리 몸과 정신이 어떻게 작동하며 나아가서 몸과 정신의 합작품, 마음은 또 어떻게 먹을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부대끼며 경쟁하는 무사안일한 세상 속에서만 사는 존재가 아니라 무위자연의 섭리로부터 출발하였다는 감각을 조금이라도 회복한다면 인생을 살면서 무미건조한 삶이 아니라 재미있고 윤택한 삶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이 강요하는 뇌정보적 지식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서 오장육부가 건강한 유전정보적 감각, 즉 지혜를 발견하고자 하는 방향의 전환이 인생의 황금률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가 사는 삶이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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