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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신동천(義信洞天)에서 돌배주 배틀(Battle)

by 윤해


2024.03.21


희생양을 잡아 양이 내가 되고 내가 양이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넘어 세상 속의 인간으로서 말씀 언 자 하나 부여잡고 별천지를 꿈꾸는 도가의 이상향이 모산(母山) 지리산의 의신(義信) 마을 근처 화계골 끄트머리 펜션으로 환생했던가?


딱딱하기 그지없는 돌배로 술을 담가 40도 가까운 독주에 우려내어 도반들과 주거니 받거니 야단법석 배틀을 떨다 보면 말이 씨가 되어 화두(話頭)가 되고 화두(話頭)가 소두무족(小頭無足)의 화살같이 가슴에 박히면 깨침이 깨달음이 되어 자성(自性)하고 견성(見性)하면 의신동천(義信洞天)이 신의동천(信義洞天)이 되듯 별천지 이상향이 차밭에 있으면 차를 마시고 돌배주가 있으면 돌배주를 마시는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니 이곳이 무릉도원이요 의신동천(義信洞天)이다.


달마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동쪽에서 출발했기 때문이요 혜가가 한쪽 어깨를 자르듯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 주어야 의신동천(義信洞天)이 되든 신의동천(信義洞天)이 되든 별천지 이상향을 넘볼 수 있다는 선불교의 가르침으로 깨달음에 접근하는 것이 진짜 부처님의 가르침인지 의심의 화두 없이는 배틀은 난장판 야단법석으로 끝날지 돌배주에 취해 진짜 별천지 무릉도원을 거닐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저 나름대로 화두(話頭)를 꾸미는 꿈에서 깨어나면 꿈이 의로움이 되고 현실이 믿을 신자 믿음으로 돌아와 의로움을 쫓을지 이로움을 좇을지 당최 헷갈리다가 돌배주 한 병 먹고 그냥 믿고 보자를 연발하며 자기가 자기를 이기는 스스로 승리하는 스승을 찾아내어 자승(自勝)을 믿음으로 대신하는 귀의(歸依)를 하고야 마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따지기 전에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천 갈래 만 갈래요 그 갈랫길 마디마디마다 삶의 곡절(曲折)만 잘 기억해도 우리는 이미 의신동천(義信洞天)의 경지에 다다른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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