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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by 윤해



요사이 세상을 살다 보면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세대를 너머 온전히 넘겨줘야 할 운동장이다. 규칙은 공정해야 하며 야간에도 대낮 같이 불을 밝혀 음침한 구석이 없도록 양지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젊은이의 양지가 우리가 지키고 추구해야 할 반듯한 운동장이다.

우리가 미래를 걱정하면서 늘 빠지기 쉬운 함정은 요새 젊은이를 걱정하는 멘트다.


"세상이 말세인지 요새 젊은 람들은 너무 버릇이 없어"라는 말은 동굴 속의 원시인류 때부터 유구히 내려오던 말이다.


하지만 그 버릇없던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의 온갖 난관을 뚫고 이루어낸 세상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과연 누가 만들고 있는 것인가?


양두구육, 지록위마, 아시타비, 과이불개 등등으로 무장한 우리 세대에 대한 참회록이라도 써야 할 정도인데 오히려 청년들을 이용해 먹고 버리는 것도 모자라 매장시키는 것을 백주대낮에 버젓이 하는 것을 보고도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들의 어두운 그림자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원리가 점점 악해져 가는 동안 앞세대가 뒷세대를 도와주고 밀어주기는커녕 잡아당기고 착취하는 것을 능사로 삼으며 착취를 일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마치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이 된 것처럼 뻐기고 자랑하는 세태에 이르면 기성세대를 향한 젊은 세대가 느끼는 상실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앞세대와 뒷세대를 이어주는 인생계 계주에서 바통을 넘겨주는 앞세대는 뒷세대에게 최선을 다해 안정적이며 한 발 앞서 바통을 넘겨주어야 함에도 바통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계주 최대의 참사도 서슴없이 일어나는 곳이 기울어진 운동장 트랙에서 오늘도 뛰고 있는 우리들의 아쉬운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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