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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언수행(默言修行)

by 윤해


2024.06.26

묵언은 묵은 말, 아니면 묵힌 말?

묵힌 말은 하고 싶은데 못한 말

묵은 말은 시대착오적 캐캐묵은 말.

묵언수행은 면벽수행과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은


참지 않는 것과 참아 내는 것의 차이일 뿐

묵언수행은 말과 말 사이의 끊김을 참아내는 것

다시 말하면 말과 말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울림을 내 몸속에 넣고 한 바퀴 돌리는 일이다.

내 마음의 울림을 돌리지 않고

바로 말을 하는 것은


듣지 않고 말하는 독백이다.

이처럼 묵언은 침묵이 아니며


더더욱 묵언수행은


독백이 아닌 진정한 대화이다.

그냥 하는 것과

닦으면서 하는 것은

이처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처럼

많이 다르다.

낭중지추(囊中之錐)의 모수처럼

주머니 속에 튀어나온 송곳자루가 되어

합종전략으로 나라를 구할 재주가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묵언수행(默言修行)을 통해

혹세무민 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우리는 조용히 잠을 자고 스스로를 닦으며

새벽을 기다고 여명을 눈동자에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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