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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大馬不死)

by 윤해



2024.06.08

불로불사의 해당계 생명체의 아련한 흔적이 우주와도 같은 우리 몸에 기억을 남기듯이

공간을 찾아가면서 시간을 느끼는 세상을 사는 포유류 인간은

쥐라기 공룡을 보면서 기가 죽어 같은 공간에서 시간의 분할을 통해 살아남은 포유류의 후손답게

큰 것에 대한 불사의 맹신을 흔적기억에 새겨 문명을 만들어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 후로도

대마불사의 신화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나나 나라나 몸집을 키우는 쪽으로 문명을 진보시켰다.

생명의 진화는 불로불사에서 유성생식을 통해 대마불사라는 착각을 거쳐 적자생존이 자리 잡은 곳이 우리가 사는 지구다

문명의 세상은 환상을 낳았고

환상은 기억에 의존하여 가지를 뻗친다.

자본주의 세상을 사는 우리가 1997년 IMF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마불사의 신화도 사라져 버리고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로 각자도생의 생존전략이 뉴노멀이 된 지도 십수 년이 지나가고

글로벌 지구촌의 평화가 거친 외교, 전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흉포한 군대가 쓸고 간 자리에 피어나는 오만가지 꽃들의 향연

1967년 철원군 백마고지 대마리(大馬里) 마을에 핀 지뢰꽃이 들판을 덮을 때

꽃뒤에 따라오는 치명적 독뱀, 불발탄과 지뢰를 딛고 일어선 대마리(大馬里) 전략촌의 공동체 키부츠는 기어이 철원 오대쌀을 영근다

백마고지에서 산화한 무명용사들의 넋이 꽃으로 환생하여 들판이 지뢰꽃으로 덮일 때

독뱀 같은 지뢰가 걷히자 백마고지 무명용사들의 넋이 살이 되고 살이 철원 오대쌀로 재탄생하여 철원 대마리 (大馬里) 마을은 이름 그대로 대마불사라는 진화의 흔적을 깨워 일으켜 백마고지 무명용사들이 불로불사 하여 우리 앞에 환생한 것은 아닌지 기억을 더듬으면서 다시금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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