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9
우리는 인류라는 이름으로 뭉떵거려 한 세상을 서로서로 살아가고 있지만 개별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의 토대와 궤적은 많이 다르다.
인간이라고 할 때 사이 간을 쓰는 이유도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으며 모르는 이유도 결국 사이를 넘어서 사람 속으로 깊게 들어가야지만 그 사람의 과거 현재의 상태를 그나마 짐작할 수 있고 , 무엇보다도 살아온 날들 중에서 그 한 개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친 기억의
심연 안에 자신도 모르게 잠자고 있는 트라우마와 만나게 된다.
트라우마는 충격적 기억인 동시에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이후의 삶도 지속적으로 그 기억으로 파생되고 영향을 받을 때 우리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어떤 사람도 이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이러한 트라우마를 가질 수밖에 없는 개인은 결핍을 뼈저리게 느끼며 한 생을 이 결핍을 메우는 데 전심전력 일생의 에너지를 쓰는 특징이 있다.
멋지게 한생을 여한도 없이 즐기고 느끼는 대신에 그 자리를 결핍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생기를 소진하는 어처구니없는 인생을 너나없이 하고 산다는 데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개인의 문제가 모여 모여 사회전체가 트라우마를 가지게 될 때 이 트라우마는 사회를 망가뜨리는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한다.
개인은 그래도 한 생을 통한 노력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도 하지만 이 트라우마가 사회로 퍼지기 시작하면 수많은 군상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상상과 아집과 미신과 광신이 혼란스럽게 버무려져서 트라우마와 직면해서 해결하기보다는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의 확신에 찬 판단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그 재단을 확대 재생산하여 스토리를 만들어 점점 더 팩트와는 멀어지는 괴담 수준으로 까지 발전한다.
미사여구를 차용한 허울까지 뒤집어쓴 트라우마 가득한 세상은 온통 진실과는 동 떨어지고 세상을 잘못 해석하는 모진 인간들만 살아남아 서로 간의 격한 투쟁을 하면서 사회가 잉태한 트라우마의 치료는 언감생심, 배가 산으로 가듯이 서로 간의 살벌한 구호와 좁혀질 수 없는 합의, 그리고 광기와 미신이 판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너무 완벽하게 잘하려다가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우리는 개개인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는 노력과 그 노력의 결실로 세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단련된 지혜를 모아 끝을 알 수 없는 최대 행복 추구자에서 순간순간 지족의 지점을 찾아내는 최대 만족 추구자의 삶을 사는 개인과 세상이야말로 트라우마를 너머 행복하고 멋있는 한 생을 살아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