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해 May 06. 2024

나라 국國은 창을 들고   국경을 지키는 일이 으뜸이다



2024.05.06

나와 너라는 사람들이 모여 나라를 만들었고 이렇게 만든 나라는 또 다른 네가 모여 만든  다른 나라 사이에서 힘의 균형점, 즉 국경을 맞대게 되어 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힘의 균형점이 무너질 때 국경은 변경되고 이 변경은 대개 전쟁이라는 폭력적 도구를 수반하며 지금의 모든 나라의 국경은 전쟁사의 결과일 뿐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일제가 패망한 2차 세계대전의 결과 전승국,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점령합의에 의하여 38선이 그어졌고 1950년 6.25 전쟁의 결과 휴전선이 확정되어 우리는 이 일시적으로 그어진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한이 70년의 지루한 체제경쟁을 하고 있고 우리의 삶은 한순간도 이 휴전선을 극복할 수는 없었다.

금강산 일만 이천봉이 자태를 뽐내면서 동해바다로 달리면 해금강의 끝자락 낙타봉이 금세 바다에 빠질 듯한 아찔한 풍경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던 최전방 GP에 새벽녘 두터운 담요 같은 구름을  발아래 두고 장엄한 동해바다의 일출이 한순간 발아래 운무를 걷어내면 밤새 경계근무를 끝낸 초병의 충혈된 눈동자 사이로 인간의 경계가 무색하다는 듯 남북을 오가는 철새들의 날갯짓이 무심하게 들어온다.


GOP통문을 지나서 헌병들의 사주경계 엄호를 받고 들어 GP의 첫인상은 산적들의 산채라고나 할까 어쩠던 최전방 최북단에 위치한 GP는 유사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내어 놓아야 할 장병들의 운명과 뒤섞인 팽팽한 군기가 알게 모르게 흐르고 있었다.


오로지 교대시기 만을 학수고대하면서 창살 있는 GP에서 긴장의 총구를 풀지 못하던 우들을 보고 젊은날의 나는  진정한 애국은 말이 아닌 행동임을 뼈저리게 확인하면서 나라를 지키는 일의 엄혹함을 느끼고 겪었다.

20대에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던 고생에 비하면 그 뒤의 고생은 고통의 역치로 인한 내성이 쌓여 대수롭지 않게 극복하고 이겨낸 사람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다.


국방은 휘황한 구호나 말아닌 이 땅의 청춘들의 피땀이 하나하나 모여 응집될 때 지킬 수 있는 그 무엇일 것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무기개량을 하고 전술도 개발하고 , 시스템도 혁신하여 급기야 자주국방의 초석을  다 우리들,  수많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외국으로 재래식 무기를 수출까지 하는 K 방산의 위용 앞에 이 모든 것을 무용지물로 만들 북핵위협은 우리나라 국방의 또 다른 딜레마다.

핵을 머리에 이고 비핵화를 주장하는 공허한 메아리는 전쟁이라는 critical point에서 나라가 나를 지켜줄지에 대한 근원적 의심에 다가서게 한다.


전쟁의 포화가 강 건너 불구경을 넘어 차츰차츰 전운이 감도는 신냉전의 한복판에서 늘 위태로운 국제관계에 목을 매야하는 작금의 현실이 휴전선 GOP 통문밖에 놓인 GP를 경계하는  초병혈된 눈빛 사이로 휴전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철새들의  무심한 비행과 함께 묘한 대비를 이룬다.


 우리의 자유가 총을 들고 국경을 지키는 이름 모를 장병들의 희생 위에 이루어진 것이며 창을 들고 국경을 지키는 것이 온전한 나라(國) 만드는 애국의 첫 걸음인 동시에 으뜸임을 우리 국민 모두는 명심해야할 일이라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