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8.01
오더를 내시오. 쓰고 보니 오더란 말의 쓰임새가 퍽이나 다양하다. 주문을 할 때도 오더, 제품발주를 할 때도 오더, 단체 운동 경기에 선수를 낼 때도 오더
이런 다양한 쓰임새 못지않게 우리말은 진리어답게 order를 차례, 질서, 순서로 구분해서 쓰고 있다.
빅뱅 이후의 우주는 차례차례 우주적 질서를 잡아가면서 순서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즉 차례의 오더, 질서의 오더, 순서의 오더로 진행되는 것이다.
차례는 발생한 데로 줄을 세워 배열하는 것이고 , 질서는 필요한 것을 솎아내는 것이라면 순서는 배열하고 솎아낸 것을 위에서 아래로 보기 좋게 만들어 놓은 모습이다.
우주를 닮은 인간의 몸도 차례와 질서와 순서를 지켜 만든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고 생로병사라고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차례와 질서와 순서가 치밀하게 짜이다가 느슨해지고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와해되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큰 무리는 없다.
이렇게 꽉 짜인 분자생물학적 세계에 갇혀 지내고 있는 우리의 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정신과 마음만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자유를 향해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욕망이 밤에는 꿈으로 낮에는 활동으로 구현되는 모습이 우리가 이루어낸 문화요 문명이다. 이 둘 다 글월문이 들어가 있으니 소통을 하기 위해 시작된 말에 차례와 질서가 추가되고 그 말이 순서적으로 깔끔하게 배열된 모습을 지혜라 하고 그 지혜자가 호모사피엔스 우리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우주적 차례와 질서 그리고 순서는 인간의 시간으로 봐서는 억겁과 같은 시간이다. 100년도 못 사는 우리가 억겁의 순서를 어떻게 견디며 받아들일까?
호모사피엔스는 순서를 바꿈으로써 느낌이 달라짐을 알았고 이 느낌은 의식을 만들었고 의식의 덩어리인 개념을 획득함으로써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언어라고 하는 차례, 질서 그리고 순서의 결과물을 손에 넣은 인류는 사이언스라는 이름으로 이 결과물을 마음대로 조작하여 자연과 결합하여 사는 동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간만의 자연을 펼쳤으며 나아가 가상세계를 만들었다. 의식은 의식너머를 가리킬 수 있다. 이것이 의식이 가지는 놀라운 능력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한계를 점진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여 수많은 다양한 꿈을 문명을 시작으로 문화로 바꾸어 놓고 있는 중이며 때로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하고 그 태생적 순서와 조화하기도 하며 발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