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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사이언스, 종교와 과학은?

by 윤해





2500년 전 위대한 철학자인 붓다의 가르침은 종교의 베이스캠프를 한 차원 높인 사건이다. 원시종교나 그 뒤에 출현한 다신교와 유일신 신앙에 비추어 보면 붓다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인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특화되고 의미를 찾는 종교의 영역에서 붓다가 관찰한 자연현상에 대한 합리적 사고는 그 당시 붓다가 가지고 있었던 지적 베이스캠프가 다른 종교의 출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뿐더러 2500년이 지나 엄청난 측정도구를 손에 넣은 현대 과학자들이 생명계라고 하는 미시계를 탐구하는 합리적 사고와 정확히 일치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00년도 안 되는 인생계를 관통하는 종교의 영역과 억겁의 시간을 과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들여다보는 생명계의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처음에는 구별되어 출발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야 할 대상이지 서로 섞여 시비를 가릴 대상이 아니다.

르네상스 이후 중세암흑시대, 종교가 인생계뿐만 아니라 생명계 전체를 천국이라는 내세관으로 규정지으면서 생명계가 탐구의 대상은 언감생심으로 치부되었던 질곡의 시간을 거쳐 과학이라는 무미건조한 도구를 가지고 생명계라고 하는 미시계를 하나하나 잘라서 알아가기 시작한 우리 인류는 드디어 수십억 년의 우주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두 발은 여전히 인생계에 매여 있으므로 의미와 상징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의 영역은 엄존하며 생명계의 지식만으로 인생계를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착각이다.

종교에서 근근이 분리된 과학의 영역에서 우리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억겁의 영원한 세계인 생명계에 대한 이해와 예측을 통해 진정한 내생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면서 인생계에서 경험하는 의미가 얼마나 부질없고 가벼운 것 인가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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