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
존재가 우선인가 목적이 우선인가 라는 논쟁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라는 말처럼 가리기 어려운 논쟁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간관계에서 목적지향적 사람은 목적을 우선시하며 주위의 모든 존재를 목적을 이루는 도구나 재료로 인식하기가 쉽다.
이에 반해 존재 지향적 사람은 그 존재가 자기의 목적에 부합되는가 보다는 존재 그 자체로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한편 생각해 보면 목적 없이 생긴 존재도 없지만 개별 존재의 목적을 존중하는 태도가 존재 지향적 삶의 태도다. 흙 한 더미 풀 한 포기에도 그 존재의 목적이 존중받을 때 존재 지향적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반면 목적 지향적 삶은 자기 주변에 수많은 존재를 그저 자신의 목적에 이용가치가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므로 다분히 관계파괴적 삶의 태도다. 그러나 이 둘의 형태는 때로는 모호하다. 실상의 세계에서 표현되는 모습에서 존재와 목적은 혼재되어 있고 위장되어 있기 십상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존재와 목적이 가려지는 critical point 가 다가온다. 즉 시험에 드는 것이다. 평시에는 목적지향적 사람도 늘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우선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그러한 태도는 돌변하여 주변의 존재 자체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쯤으로 취급하며 백일하에 목적지향적 삶으로 내 달린다.
이와 같이 목적 지향적 삶의 태도는 개별존재들을 파괴하고 나만 살겠다는 나 뿐 일이다. 우리 주위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특별하며 존중받아야 한다.
생명은 나눗셈도 아니고 뺄셈도 아니며 더구나 곱셈도 아니다. 사칙연산 중 덧셈의 무한한 반복 만이 생명의 속성이다.
우리의 삶도 생명을 닮아 존재 자체를 존중하며 존재와 존재가 만나면 나눠지고 빼지고 곱해지는 것이 아니고 서로 더해질 때 생명을 닮은 충만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