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7
지금은 언어도단의 시대다. 한문에서 국한문 혼용체에서 한글전용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들에게 문해력 몰락의 쐐기를 박은 사건은 다름 아닌 디지털 혁명 아닐까? 그야말로 혁명적인 디지털도구로 인하여 말과 글은 발화되었는데 , 이 발화의 여파로 유체이탈 화법의 문장들이 난무하게 되었다.
난해하기 짝이 없는 한문을 보완하기 위해 태어난 한글은 우리나라의 문맹률을 드라마틱하게 감소시켰다. 더구나 한글과 디지털의 결합은 찰떡궁합이라 할 정도로 잘 맞았고 우리는 오늘도 이 이기를 통해 소통하고 교류한다.
자 그러면 문제가 없는 것인가? 현대의 우리가 한글의 뿌리인 한자를 내다 버린 후유증이 꽤나 심각하다. 하나의 단어가 의사소통을 너머 가슴에 와닿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단어에 대한 적확한 의미를 글쓴이뿐 아니라 글을 읽는 사람 간의 어느 정도의 이해는 있어야 그 글이 상호 간에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말과 글이 발화된 디지털 노마드 세계에서는 작가나 독자 모두 광속도로 말과 글을 소비할 뿐 마음을 움직여 삶에 적용하여 푹 삶군 진국을 느끼기에는 모두가 일천하다.
그래서 허한 가슴을 달래려는 디지털 노마드족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비문이다. 원체 디지털세계의 언어 자체가 비문을 넘어 문장 자체가 되지 않는 말이 수두룩 하지만 그런 외마디는 애교라 해도 글 자체가 삶의 무게를 담기보다는 견강부회와 교언으로 가득 차 있는 글이 되지 않도록 글 쓰는 이나 독자는 늘 경계해야 한다.
그러므로 말은 야생마같이 날뛰지 못하게 진화해야 하고 글은 아무렇게나 그리면 안 되고 삶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 푹 삶겨 우려내야 비로소 깨달음을 완성하고 그 깨달음이 모여 공동선의 함의가 동의될 때 공동체는 한 차원 높은 단결을 이루어 언어도단의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나가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