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why not, what if

by 윤해



2024.09.22

인지혁명의 시작과 끝은 왜라고 묻는 능력에 있다.

후생유전학에 따르면 인간 애기만큼 무기력한 유년은 없다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뛰어다니는 야생 동물의 새끼까지는 비교하지 않더라도 인간 애기는 주위의 도움이 없이는 태어나기도 어렵고 주변에서 돌봐주지 않으면 한 순간도 생존하기가 버거운 존재다.

다만 인간 애기의 특별한 점은 포동포동한 몸을 가지고 귀엽게 태어난다는 점이다. 다른 어떤 동물의 새끼도 귀엽기는 하지만 인간 애기가 가지고 있는 포동포동한 몸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뚜렷한 특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서 why, 즉 왜 인간 애기는 포동포동한 것인가에 대답할 때이다.

몸무게의 5%에 불과한 뇌가 20%의 에너지를 쓰는 인간에게 있어 몸과 뇌의 상관관계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어쩌면 인간애기의 체형인지도 모른다.

포동포동한 몸속에 준비된 지질은 뇌용량을 드라마틱하게 키울 재료로서, 태어날 당시 챔팬지와 비슷한 350g의 뇌를 1400g의 인간 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재료인 것이다.

이처럼 호모 하빌리스를 거쳐 호모 에렉투스의 직립보행, 사냥, 불의 발견으로 피식자에서 포식자가 된 우리 인류의 갈래 중에 근육질의 건장한 체격의 네안데르탈인을 건너뛰고 가냘픈 인간인 호모사피엔스가 인지혁명의 주역이 되어 문명을 일으킨 배경 뒤에는 후생유전학이 요구하는 긴 유소년기가 사피엔스에게는 있었고 네안데르탈인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여기서 why not의 질문이 뒤따른다. 왜 1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출발한 일단의 호모사피엔스 무리들은 아나톨리아 고원에서 그 당시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네안데르탈인을 뚫지 못했을까? 그리고 7만 년 전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한 호모사피엔스 무리들은 어떻게 네안데르탈인을 하나하나 격파하고 유럽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3만 년 동안 진행된 호모사피엔스에게서 일어난 인지혁명으로 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7만 년 전 인지혁명으로 무장하고 아프리카를 출발한 일단의 호모사피엔스 무리가 아프리카 동부해안을 통해 홍해를 건너고 인도 남부 해안선을 따라 순다대륙(지금의 인도네시아 섬과 바다 전역)을 지나 훌(sahul)대륙 (지금의 호주, 테즈네 미아, 뉴기니)까지 진출하고 또 다른 무리는 중국남부 해안선을 따라 황허를 거쳐 황해 대평원(지금의 서해)을 지나 한반도에 정착하였고 또 다른 무리는 시베리아를 거쳐 베링회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하여 남아메리카 끝까지 도달하였다.

직립보행과 사냥 그리고 횃불을 가지고 전 지구에 도달한 호모사피엔스의 성공신화 뒤에는 what if(하면 어떨까)?라고 현상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닦달하고 에너지와 지질을 뇌로 보내어 인지혁명을 하고야 만 호모사피엔스의 슬기롭고 지혜로운 결정이 오늘의 우리를 만든 것은 아닐까 사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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