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바뀌고 밤낮이 바뀌며 인심이 바뀌는 곳이 우리가 사는 지구와 세상의 풍경이다.
모든 것이 변화하건만 우리는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치기稚氣와 오기傲氣를 부리다가 화산이 터지듯이 객기客氣마저 터뜨리고 나서야 본능의 마그마가 서서히 식어가면서 동시에 화산재 같은 집착이 본능의 분화구에서 떨어져 날릴 때 활화산이 휴화산이 되면서 객기客氣가 정기精氣로 자리 잡는 것이 아니겠는가?
피 끓는 청춘의 몸속에 객기客氣와 정기精氣가 동시에 자리 잡고 기가 혈을 돌리지만 정기精氣라는 진아眞我가 객기客氣라는 경아鏡我에게 매번 지고 마는 것이 아픈 청춘인 것이다.
기가 혈을 돌리고 혈이 정을 돌리는 기혈정이라고하는 오더(order)가 안정될 때 정기精氣가 객기客氣를 눌러 비로소 욕망도 없고 집착도 없는 무해무탈한 해탈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정기精氣와 객기客氣의 관계는 정기精氣는 무겁고 차분하여 아래로 가라앉고 객기客氣는 가벼워서 위로 부르르 끊는 성질이라 인체도 객기客氣가 발산되지 않고 몸에 쌓여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면 정기精氣를 밀어 올려 가벼운 것이 밑에 있고 무거운 것이 위에 있어 배가 뒤집히듯이 주객이 전도된다.
배가 뒤집히는 주객이 전도되면, 도둑이 매를 들고 도리어 주인을 쫓아내는 적반하장의 세상이 되어 가치관도 따라서 전도된다.
인체나 세상이나 한번 주객이 전도되고 가치관이 전도되면 회복이 난망이다. 한번 자리 잡은 유해세포가 인체에 발을 내리고 정착하면 유익한 세포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힘을 잃고 군데군데 자리 잡은 유해 세포는 단단한 덩어리를 형성하며 암세포로 발전하며 기를 막고 혈을 정체시키고 마침내 정기精氣를 해치면 회복하기 어렵듯이 세상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여 질서를 무너뜨리고 가치관을 혼란하게 하면 그 공동체가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처럼 객기客氣와 정기精氣는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서 사이좋은 부부처럼 둘도 없는 짝꿍처럼 인체 내를 돌고 돌아 생을 다할 때까지 함께 하는 것이다. 다만 주객이 전도되지 않고 정기精氣가 객기客氣를 눌러주는 올바른 가치관만 잘 지켜낸다면 정기精氣와 객기客氣라는 부부는 백년해로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