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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해 Apr 26. 2024

풍요 속의 빈곤 그리고 소확행


2024.04.26

인간은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욕구라는 기전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성취감을 맛보면서 동시에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하는 지구 생명체 중에 아주 특이한 존재다.

생체자체가 길항작용으로 유지되듯이 고 스톱은 지구 생명체의 일원인 우리가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모든 문제에 해법이 있고 문제를 풀려면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가 중요하듯이 지금 우리는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이 위치라는 것이 너무도 다양하여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난망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가진 우리가 호불호를 넘어 행복감으로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먼저 현재를 살아야 한다. 과거는 히스토리, 미래는 미스터리 오직 현재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말처럼 현실에 삼매하고 일상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만이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하는 열쇠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그저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많은 인간관계속에서 기적과도 같은 행운이 중첩되면서 오늘의 일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자각만 한다면 먹고 마시고 숨 쉬고 걷는 우리의 일상이 행복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에 반해 더더더를 외치는 욕구의 단계로 접어들면 우리의 마음은 이미 평정심을 잃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바로 불행감에 빠지는 마음의 업다운이 심해지는 감정기복으로 달려간다.

모든 것을 쓰고 버리는 쓰레기 양산 문명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시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지족행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만족을 아는 것이 곧 행복인데 만족을 모르는 욕구는 난이도가 높아져가는 문제를 풀 때의 절망감만 우리에게 안겨줄 뿐 행복감과는 점점 더 거리를 두는 상태로 우리를 몰아간다.

잠시도 쉬지 않는 좌뇌의 연산기능은 우리를 욕구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양산하여 마침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풀어내고 행복감에 도취되기는커녕 이제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불안감에 잠도 못 자고 떨고 있다면 그동안 그 어려운 문제를 푼 보람은 어디에서 찾을까? 헛되고도 헛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여기 현재를 사는 일상이 세상이며 세상이 일상이라는 평범한 진리 앞에 배고프면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졸리면 자고 자연스러운 생리에 따라 살아간다면 적어도 욕구불만에 사로잡혀 일상을 잃어버리고 세상마저 잃어버리는 우는 범하지 않게 되리라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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