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은밀하고 치밀한 준비, 그리고 결렬될 숙명인 평화회담과 수많은 기만과 흑색선전과 같은 내부 흔들기로 시작되고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판단되면 전쟁의 트리거는 당겨지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옥은 시작되는 것이다.
망국으로부터 시작된 한반도 백년전쟁은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의거의 순간이 전쟁이었지만, 건국의 그날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보겠다고 은인자중 자강하며 실력을 키우던 일제 치하의 백성들은 일상이 전쟁이었다.
해방 후 일제라는 거악의 질서가 물러난 해방공간에서 연합국의 독이 묻은 선물과도 같이 다가온 광복이라는 결과를 저마다의 기여로 재포장하기 바빴던 불순한 매국세력들이 혼란을 틈타, 자강 하면서 지일하고 극일 하며 건국의 초석이 될 소중한 인재들을 죄다 몰아 일제에 적극 부역하며 민족을 배신한 반민족 세력으로 물타기 하면서 민족반역의 죄를 뒤집어 씌우고 망국 중에 그나마 생존해 있던 동량들을 밑동부터 잘라내고 그 빈자리를 매국괴뢰세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계급투쟁을 완성한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인공치하는 150만 서울시민들에게는 어느 날 눈뜨고 보니 혼돈과 살육의 아수라장이었다.
전쟁의 광기는 서울을 집어삼키고, 독 안에 든 쥐신세가 되어버린 인공치하 서울시민들은 대다수가 살기 위해 일제에 부역하듯이 점령군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피난 못 간 군경가족을 비롯한 그들이 정한 불순분자 반동들은 인민의 이름으로 학살당하고 총들 수 있는 장정들은 남한적화의 총알받이로 샅샅이 징집하였다.
1950 인공치하에서 최전선으로 내몰린 서울 청년들의 비극적 상황은 기성세대의 추악한 법치파괴로 인해 2030들이 서울의 차디찬 겨울 아스팔트로 몰려가 도깨비 소굴 같은 헌법기관을 심판하는 2025년 겨울에 재현되면서 한반도 백년전쟁에서 일어나는 역사의 평행이론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삽시간에 대통령이 떠나고 국군이 궤멸된 6월 말에서 9월 말까지 인공치하 3개월은 대학강단으로 돌아와 건국의 초석을 쌓을 동량들을 기르고 있던 1908년 1월생에게도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동료 영문과 교수가 단지 영어를 전공한 이유로 즉결처단 되는 야만의 광기는 중일전쟁 1,2차 세계대전을 온몸으로 겪어낸 그였지만 동족상잔을 넘어 동족학살의 참극과 광기 앞에 멘털은 무너졌고 살기 위해 일제말 일본군이 몰래 파놓은 신촌 야산의 토굴 속으로 기약 없이 황급히 몸을 숨겨야 했다.
살기 위해 부역했던 일제강점기와 마찬가지로 인공치하를 살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할 수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상황을 감안하여도 150만 서울시민 모두가 노동자 농민이라고 주장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엄혹한 시기가 1950 인공치하였다.
서울시민들은 자유시장경제를 살다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공산배급경제를 경험하기도 했으며 두 눈으로 그들의 허구를 경험하고 인공치하에서 일상의 사선을 지나오면서 매국괴뢰세력의 선동과 호언장담으로 자신의 아들 딸들이 동족상잔의 전쟁터로 끌려가는 참극 앞에 몸서리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