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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해 록 ] 백년전쟁 12, 낙동강방어선 1950

by 윤해




강은 여기와 저기를 구분하는 경계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국토를 이야기할 때 삼천리강산, 금수강산이라고 하거나 산하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토의 7할이 산인 나라에서 산이 들어가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되나 그 산에 앞서 국토나 영토를 이야기할 때 강을 언급하고 실제적인 지배권이 미치는 범위를 말하는 영토를 말하는 강역疆域은 강역江域을 점령함으로써 넓혀진다. 따라서 문명은 강에서 시작되고 강을 따라 흘러가며 땅을 파먹다가 땅에 묻히는 풍수지리의 평범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임진강을 건너며 6.25 남침을 개시한 북한군은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수도서울을 함락했다는 도취감으로 적십자기를 내건 서울대 병원에 난입해서 입원해 있던 일반환자 부상병 중상자 심지어 간병하던 환자가족까지 천여 명을 집단학살하고 시체를 방치하다가 창경궁 앞 도로에서 소각한 만행은 명백한 전쟁범죄이었으며 뒤이어 인공치하 즉결처형과 대규모 학살을 알리는 공포의 전주곡으로 남한 국민들에게 다가왔다.

2025년 평시의 언론도 배금사상에 경도되어 언론을 접하는 국민보다는 언론에 흑심을 품은 검은 세력의 돈이 유입되고 넙죽넙죽 검은돈을 받아먹다 보면 지록위마 하고 혹세무민 하는 곡필을 눈 깜짝하지 않고 주야장천晝夜長天 선동질하며 써내려 가는 것을 보면 전시 1950 인공치하 북한군이 가한 기만과 선동 그리고 거짓과 위선은 그들 스스로도 인지 못할 만큼 세뇌되었고 세뇌되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하려고까지 하였다.

전쟁은 어쩌면 인간이 공간을 놓고 시간과 싸우는 시간 공간 인간, 즉 삼간이 요동치며 변화하는 꿈틀거림이다.

평시에 시간이 돈(Time is Money)라면 전시에는 시간은 생명(Time is Life)이다.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한강 인도교까지 폭파하고 번 3일간의 골든타임을 확인하기 위해 한강남단 최전방까지 날아온 맥아더는 한강방어선을 사수하기 위해 피 묻은 소총 한 자루를 들고 진지를 지키고 있는 소총수의 눈빛에서 다시는 싸워보지도 않고 망국하는 비애는 겪지 않으려는 신생 대한민국 군인의 결기를 읽었다.

김종오, 워크, 맥아더와 함께 6.25 전쟁 4대 영웅에 꼽힌 김홍일 장군의 분투로 유엔군 투입의 골든타임을 6일로 늘렸지만 한강방어선은 수많은 소총수들의 생명을 갈어넣어 시간을 번 피의 대가였다.

그렇게 그해 여름의 전황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해 간 무명용사의 피로써 써내려간 지옥의 묵시록이었지만 선제공격의 이점으로 밀어붙인 북한군에게 밀리고 밀려 그동안 준비를 마친 유엔군과 마침내 낙동강 전선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인공치하 서울에서 살기 위해 신촌 야산의 토굴 속에서 은거했던 1908년 1월생은 미군이 두고 간 단파 라디오 방송에 귀 기울이며 전황을 들을 수 있었고, 유엔군과 국군에 의해 낙동강 방어선이 구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기약 없는 서울 수복 때까지 과연 생존할 수 있을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 속에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었다.

이처럼 매국괴뢰세력이 자행한 동족상잔의 비극은 차례차례 임진강, 한강 , 금강을 무명용사들의 피로 물들이고 강을 건너고 강역江域을 점령하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조차 없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지옥도를 선사하면서 6.25 전쟁 최대격전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양측은 지루하면서도 피비린내 나는 총력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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