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학과, 줄여서 정외과라고 한다. 대학의 학과명처럼 일반적으로 정치와 외교는 한 몸같이 붙어 다닌다. 과격한 외교가 전쟁이듯이 과격한 정치는 전쟁의 향방을 바꾸어 놓는다.
2차 세계대전의 승리로 이미 미국은 전후 세계패권질서의 헤게모니를 쥐고 이제 자신들의 역량을 자신들이 투사하고 싶은 곳에 발휘하면 되는 꽃놀이 패를 쥐게 되었으나 자신이 스스로를 간과하듯이 패권국 미국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높았고 건너야 할 강이 깊었다. 그리고 이 산과 강을 단숨에 넘고 단칼에 건너가기에는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경험은 일천했다.
핵을 가진 유일무이한 패권국으로서의 미국의 우월적 지위도 1949년 소련이 핵보유국이 되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노회 한 북극곰 스탈린은 성동격서의 전략으로 동유럽을 먹고 싶은 속내를 실현키 위해 철부지 김일성과 대륙을 통일하여 덩치를 키워 껄끄러워진 마오쩌둥을 단번에 요리할 신박한 신의 한 수로 극동의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들어 한반도에 중공과 미국을 집어넣어 패권의 헤게모니가 미국으로 순순히 넘어가지 못하게 김일성의 무모한 남침계획을 반드시 중공군을 참전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허락한 것이다.
1879년 12월 18일생 이오시프 스탈린 Joseph Stalin이 짜놓은 치밀한 장기판의 반상으로 차려진 1950년의 한국전쟁에서 크로마이트작전을 통해 스탈린의 반상을 순식간에 뒤집어엎어 버렸던 1880년 1월 26일생 더글라스 맥아더는 출생일이 스탈린과 한 달 차이도 나지 않는 거의 동갑내기였다.
공산주의는 사상이 아니라 강도짓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성실히 일해서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기업을 만들고 기업을 운영해서 이윤을 남기고 정당하게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부르주아라고 부르며 전제군주제의 세습 신분인 것처럼 선동해서 그들의 사유 재산을 강탈해서 공유하자고 하는 강도질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우리 미국은 칼 마르크스라는 악마가 만든 공산주의에 맞서 신성한 사유재산을 수호해야 하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며 또 다른 반공주의자 1875년생 이승만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힘겹게 스탈린의 장기판을 깨고 있었던 맥아더에게 날아온 1884년생 트루먼의 MAC OUT이라는 해임 통보는 이승만은 물론이고 1908년 1월생과 같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통일되고 번영된 조국을 위해 흘린 한민족 400만 명의 숭고한 피의 희생이 허사가 되는 충격에 휩싸였다.
집무실 책상 명패에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새겨놓고 결정에 과단했던 1884년생 트루먼에게 있어 1880년생 맥아더는 존재만으로도 부담이 되었고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아시아와 유럽을 저울질하던 트루먼은 1951년 4월 11일 문민지배 우위를 내세워 극동군 총사령관 인천상륙의 영웅 맥아더 원수를 해임하고 그보다 10년 아래 1890년생 노르망디 상륙의 영웅 아이젠 하워를 나토군 사령관으로 임명하는 것으로 그의 정치와 외교가 어디에 누구에게 있는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그것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 함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춘보다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하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아이러니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대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나는 조국의 안녕에 대해 걱정을 금할 수가 없다. 미국은 외부로부터의 위협은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끊임없이 미국을 전복시키려는 내부의 적이다."어느 고매한 철학자의 말이 아닌 맥아더장군의 어록이다.
2025년 지금 대한민국에서 입법 사법부의 허울을 쓰고 국가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는 탄핵세력에 대입해도 조금도 틀리지 않는 시공을 초월한 명언을 남긴 맥아더는 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자는 아마 자동화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Whoever said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obviously never encountered automatic weapons.)라는 그의 말을 부정하고 우리 한민족에게는 명군에서 혼군으로 변한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극동군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정치와 외교의 격랑 속에서 해임되었고, 맥아더라는 노병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죽지 않고 맥아더 자신의 말처럼 다만 사라져 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