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판 정반합 음양중 , 1도 아니고 2도 아니며 3이라는 숫자는 말과 글을 발명하고 문명을 이루어낸 우리 인류가 만들어낸 세상의 원리가 응축된 오묘한 숫자이자 의미심장한 글자이다.
자연 속을 살아가는 사람은 춘하추동 사계절이 교차하며 동서남북 전후좌우 사방팔방으로 돌아가는 자연 섭리의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면 세상 속의 인간은 음양중 정반합 삼세판을 돌려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원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재판도 삼 심 제이고 종교도 삼위일체이며 권력도 삼권분립이다. 이처럼 세상인간이 치열하게 싸우는 국가 간의 전쟁도 삼 년 차가 되면 뭔가 현실자각타임, 즉 현타가 오고 이제 어떻게든 이만 마무리하려고 하는 강력한 압박이 사방에서 몰려든다.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된 러우전쟁도 2025년 현재 휴전회담을 통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듯이 1950년 한국전쟁도 1953년이 되면서 미국과 소련 중공과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자유진영국가 영국과 프랑스등 서유럽국가 들도 이제 전쟁을 그만두어야겠다는 공감대가 굳어지면서 마지막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크의 친서를 들고 나타난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과 William Briggs 미 대사를 맞이한 우남의 집무실에는 휴전을 결사 반대하는 한국민들의 혈서로 도배가 되어 있었고 클라크 사령관은 우남과 휴전협정이라는 말도 꺼내기도 전에 잔뜩 우남 앞에서 주눅이 들어 있었다.
"내 친구 아이크에게 전하시오. 휴전반대는 내가 선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간절한 소원에서 나오는 것이오. 우리 동포 포로들을 남의 나라에 넘기고 국토를 중공에 팔아넘기는 이런 휴전을 수락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잔인한 사형선고문서와 같소. 당신네 대통령에게 말하시오. 우리 국민들은 단독으로 싸우기를 원한다고...” 주름진 78세 노인의 얼굴은 절망과 분노에 말을 끝내지 못한 채 젖은 눈이 불을 뿜고 있었다. 이날 회담의 뒷이야기를 취재한 AFP통신은 워싱턴 당국이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회담 분위기는 험악하였으며 이승만 대통령은 두 미국인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대화 내내 자기 권총을 만지고 있었다고 전한 이 통신은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이대통령은 먼저 한미상호방위협정이 조인되지 않고 휴전협정이 체결된다면 한국군은 단독으로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는데, 미국의 교섭자들은 이에 대한 확약을 줄 수가 없었다고 한다」고 썼다. 동시에 “국가운명을 강대국에 맡길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이 약소국 대통령의 남다른 강고함에는 “단 1인치의 양보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는 관측통의 말도 인용 보도하였다.
2025년 러우전쟁 3년째 휴전협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트럼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젤렌스키도 무색하게 강대국 대통령을 압박하던 1953년의 우남의 결기는 죽음에서 살아 나오고 자기를 내던져 국가를 보위하려는 골수에 박힌 애국심이 아니고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것은 약소국 대통령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력과 실력 외교력에다가 애국심이라는 절대반지까지 갖추지 않고는 실행할 수 없는 미국의 국익을 우선했던 아이크 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만큼 우남이 보인 대한민국을 보위하려는 굳은 의지는 모든 휴전 이해 당사국의 그 어떤 지도자와 견줄 수 없을 정도의 카리스마로 절체절명의 휴전회담 정국을 외로이 헤쳐나가고 있었다.
1908년 1월생은 1908년 6월생 매헌이 24세의 나이로 순국한 때인 1932년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강 하기 위해 일제의 심장부 경성에서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하고 의사 출신 군인으로 시작한 동갑내기 1908년 2월생 원용덕 헌병사령관이 우남의 밀명을 받고 실행한 27,000명의 반공포로 석방 소식에 마치 자신의 함흥사범학교 제자들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기쁘고 감격했다.
비록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지만 남북한 국민들 모두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국민이라는 제헌 헌법의 헌법정신만큼은 시퍼렇게 살아 숨 쉬고 있었고, 그 중심에 약소국 대통령 우남과 1908년 1월생과 같은 약소국 국민이었지만 스스로 자강 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고 있었던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민이 전쟁의 참화에서 살아난 국가와 국민들을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었던 1953년 여름의 한반도에서는 포탄과 대화가 함께 불을 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