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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해 록] 백년전쟁 70, 새 마음 새마을 1970

by 윤해


1절,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 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2절,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 푸른 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3절, 서로서로 도와서 땀 흘려서 일하고 소득증대 힘써서 부자마을 만드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4절 우리 모두 굳세게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워서 새 조국을 만드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5절, 새 시대가 열렸네 우리 모두 힘 모아 민주 복지 정의의 새 역사를 만드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6절, 우리 모두 한 마음 새 정신을 일깨워 화합번영 통일의 새 나라를 만드세 자랑스러운 내 나라 우리 힘으로 빛내자!

새마을 노래는 1972년 4월 21일 박정희 대통령이 작사하고 작곡한 노래로, 1970년 시작한 새마을 운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노래이기도 하다. 노래는 나의 인생이라는 말과 같이 노래는 인간의 내면과 행동을 대변한다. 즉 바늘 가는데 실이 따라가듯이 마음이 가야 몸도 가는데 대관절 마음이 어떻게 생기고 어디로 가는지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마음속은 모르고 내 마음 나도 몰라라고 소리치며 마음의 모라토리움을 외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 인간들의 속마음일 것이다.

이렇게 꽁꽁 숨기고 보이지 않는 , 나도 모르는 속 마음을 끄집어내서 닦고 쓸고 가꾸어 새 마음을 먹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노래라는 것을 망국의 식민지 백성으로 태어났고 문경보통학교 교사이자 만주와 일본과 대한민국의 군인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은 알았던 것 같다.

노래는 입을 닫고 코를 통한 허밍 Humming으로 시작되어 흥얼거림으로 발전되어 뇌로 들어가 뇌와 공진화한 손을 움직이고 마침내 입을 벌려 목청껏 부르는 노래가 행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인류진화의 원리가 오천 년 가난에서 벗어나 번영된 나라를 꿈꾸고 행동했던 박정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펜을 들어 끄적거려 새 마음을 가지고 새마을을 만들어낼 새마을 노래의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써 내려가는 독재자의 뒷모습을 그 당시 우남의 민주화를 이미 경험한 주권자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였을지 흥미롭다.

쿠데타로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한일수교로 민족적 자긍심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해외로 젊은이들을 내몰아 피와 땀을 뿌리고 흘리게 했고 3선 개헌으로 영구집권을 도모한 고독한 독재자 박정희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는가를 혼란한 정국에서 격동하는 70년대의 시작을 대학강단과 도서관을 오가며 공부하고 후학을 가르치던 1908년 1월생은 거악의 일제강점기라는 동시대를 살아본 망국의 식민지 청년으로 돌아가 그를 한번 이해해 보기로 작정했다.

1908년 1월생이나 1908년 6월생 매헌이나 1917년 11월생 박정희가 태어나고 성장한 망국의 식민지 백성들에게 있어서 일제라고 하는 거악의 질서는 도저히 넘볼 수도 패퇴시킬 수도 없는 1차 세계대전 전승국 편에 서있는 철옹성이었으며 일장기가 욱일기로 바뀌어가는 그야말로 욱일승천하는 제국이었다. 매헌의 결정은 당랑거철이 되어 군국주의자 장군들을 일거에 전멸시키고 순국의 길을 갔고 자신과 박정희와 같은 이 땅의 수많은 식민지 청년들은 스스로 일제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가 일제가 성취해 낸 부국강병의 원리를 배우고 자강하여 대한민국이 건국되는 그날 반드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리고 오천 년 가난에서 벗어나 번영된 대한민국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굳은 심지 하나 부여잡고 엄혹하고 혹독한 시기를 견디어 냈던 것이다.

건국과 전쟁, 민주화와 혼란을 거쳐 독립전쟁의 영웅들이 건국 이후 민주화의 제단에 자신을 바치면서 민주주의를 이 땅에 심었지만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통해 좌우대립과 국론분열의 골만 극심해진 혼란이 이어졌고 그동안 숨죽이며 자강 했던 식민지 청년 출신 박정희로 대표되는 산업화 세력의 등장으로 세대는 교체되었다

그들의 집권정당성과 역사성에 대한 비판은 해도 해도 끝이 없지만 우선은 먹고살아야 했고 나아가 오천 년 가난을 떨치고 후대에게 만은 번영된 대한민국을 반드시 물려줘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은 망국의 식민지 청년으로 성장했던 그들 산업화 세력들에게는 젊은 날 영문도 모르고 당한 트라우마요 나라 잃은 결핍으로 몸부림쳤던 그들의 가슴에 깊이 박힌 비수를 빼내고 새 마음을 가지며 반드시 번영된 대한민국이라는 새마을을 건설하고야 말겠다는 것이 그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바였을 것이다.

3절이 넘어가는 노래가 드문 세상에서 장장 6절에 달하는 새마을 노래를 만든 박정희는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글을 통해 우리 국민의 나아갈 바를 밝히고 새마을 노래를 통해 부국강병의 번영된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근면해야 하고 자조해야 하며 협동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6절에 걸쳐 풍금을 치며 전직 초등학교 교사로 돌아가 써 내려간 새마을 노래의 노랫말과 곡은 2025년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우리의 나아갈 바와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해야 하는 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게 만든다.

1970년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해였지만, 북한의 온갖 위협과 도발로 인하여 결국 대한민국 정부가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태국 방콕에서 대신 개최되었다. 아시안 게임은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1986년에 가서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다. 4월 1일 경북 영일만 바닷가에서 포항종합제철의 기공식이 열렸다.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대전-대구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경부고속도로는 완전 개통을 하게 되었고 12월 30일 호남고속도로 대전~전주 구간이 개통되었다.

고도성장기 국토의 혈맥은 서울을 중심으로 지방거점도시로 뻗어나갔고 이로 인해 이농귀도현상으로 도시집중이 가속화되었으며 서울 과밀로 인한 갖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휴전선에서 불과 50킬로 떨어진 수도 서울로의 인구 집중은 이후 두고두고 안보이슈와 대한민국 사회를 갈라놓는 자산 불평등 문제를 낳는 분열의 씨앗으로 기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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