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by 윤해


2024.02.27


인간과 공간과 시간 중에 애증의 덧칠을 입히지 않는 대상이 하나라도 있겠느냐 만 그래도 하나를 꼽자면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 즉 시간이다. 시간이야 말로 우주에서 존재하는 것 중 유일한 공공재인지도 모르겠다.


포유류를 살펴보면 크기와 종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평생 박동하는 심박수는 10억 회로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고 한다. 3톤의 몸무게를 가진 코끼리는 분당 30회 심장이 뛰고, 30그램의 몸무게의 생쥐는 분당 1000번 심장박동을 하며 이 심박수가 수명을 좌우하여 코끼리는 60년을 생쥐는 2년을 산다고 한다. 즉 심장의 박동수가 우리의 수명을 결정하고 , 수명이 긴 큰 동물은 느리게 뛰고 수명이 짧은 작은 동물은 빠르게 뛰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장이 뛰고 뜨거운 피가 말단까지 힘차게 뿜어주는 동물은 식물과 달리 지접 하려야 지접 할 수가 없다. 뜨거운 피가 이끄는 데로 공간을 옮겨 이리저리 먹이와 파트너를 찾아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하고 이때 우리는 순간순간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선택이 사소한 것이냐 결정적인 것이냐에 따라 선택의 무게가 다르고 그 무게만큼 선택의 결과가 동물의 앞날의 생사를 좌우하기도 한다.


10억 번 뛰는 심장의 한계를 가지고 Birth(B)부터 Death(D)까지 헤아릴 수 없는 Choice(C)를 해야 하는 운명 앞에 놓인 우리 인간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선택인지도 모른다. 즉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인연과 인과의 한계 속에 놓인 인간이 선택이라는 능동적 행위를 통해 한 세상 분투노력하는 것을 인생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루살이는 하루살이의 한생이 있고 인간은 100년의 인생이 있으며 하루살이의 한생으로 환산하면 36,500일이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물론 각자의 처세에 의해 심장 빨리 뛰는 그 무언가를 자주하여 주어진 하루들을 까먹고 사는 사람도 있고 하심 하여 심장박동을 천천히 하고 일생을 살면서 흥분하지 않고 집착을 내려놓으면 천수를 누릴 수 있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이 모든 것이 B와 D사이의 C라고 하는 선택의 결과요 우리는 그 선택에 따른 결과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지구에 왔다

.

지구에 있으면서 희로애락 오욕칠정을 느끼고 사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즐기다 가는 것이고 , 명경과 같은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을 가라앉히고 세상을 바라보며 애증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한생을 업장소멸 하면서 관조하는 인생도 스스로 선택하는 인생이다.


다만 하루에도 밤낮이 있고 아침 점심 저녁이 있듯이 내가 지접 하고 있는 시간이라는 공공재가 가리키고 있는 때가 지금, 여기 어느 때 인가는 숙지하고 선택하고 움직인다면 여한이 줄어들 것이다.


시간의 한계 속에 사는 지구 생명체로서 인간은 순간순간 공간을 이동하면서 자기가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판단을 하고 그 판단의 결과가 그의 운명을 선택하게 하고 운명이 이끄는 대로 한 생을 사는 숙명적인 존재가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 인간의 삶, 바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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