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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해 록] 백년전쟁 113, BTS 2013

by 윤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2013년 6월 13일 데뷔하였다.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에서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라는 뜻이 있다. 10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힘든 일, 편견과 억압을 우리가 막아내겠다는 전사로서의 이미지로 데뷔한 BTS는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욥기 8장 7절의 말씀같이 대한민국의 문화자산으로 세계를 점령한 K-POP의 대표주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No More Dream으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꿈이라고 하는 뇌정보 문명의 핵심가치인 일종의 가상세계에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일시무시한 꿈 꾸는 자 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묵직하게 던진다. 꿈은 꾸밈이다. 현실은 시각문명에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힌다. 꿈은 뇌가 환각과 착각을 정리하는 일련의 질서다. 아무리 꿈을 꾼들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 질서 정연하지 못하다면 그 꿈은 그야말로 개꿈으로 끝나는 것이다.

어쩌면 2013년은 한반도 백 년전쟁에서 망국과 독립 전쟁과 번영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확인하였고 백년 전에 꿈꾸던 대한민국의 외형이 거의 완성되던 시점이었다. 일종의 가상세계인 세상을 사는 인간은 꿈꾸고 성취하고 흥하고 망하고 무성하고 쇠락하는 자연 리듬의 한계 만은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가지고 살아감으로써 늘 세상의 원리에 따라 모든 것을 성취했다고 느끼는 순간 공허감이라고 하는 자연의 섭리가 세상의 원리를 압도하면서 알 수 없는 세상의 출구를 찾기 마련이고 그 꿈의 끝은 결국 세상으로 다시 들어가는 입세가 아니라 세상에서 빠져나오는 출세를 해야 한다는 단순한 결론 앞에 다다른다.

이렇게 세상의 원리와 자연의 섭리가 개별 인간 개별 세대에게 작동하면서 희로애락과 흥망성쇠라고 하는 희비쌍곡선을 그리면서 입세와 출세를 반복하는 것이 자연에서 태어나서 문명을 살고 있는 우리의 숙명이요 운명이라는 사실만 알아도 한 생에서 집착과 욕심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저지를 수밖에 없는 업이라는 카르마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지만 한번 사는 인생에서 거미줄 같은 인연과 인연이 엮어가는 카르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드물고도 드문 것이다.

우리가 매일 낮이면 일어나 활동하고 밤이면 침상에 들어 꿈을 꾸듯이 하루의 원이나 일생의 원도 피차 매일반으로 돌아간다. 하루라도 꿈을 꾸지 않으면 살 수 없듯이 사람의 한 생도 꿈꾸지 않으면 삶의 동력이 살아져 살아도 산 게 아닌 상태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3년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국가원수가 바뀐 해이기도 하다. 계사년 검은 뱀띠해인 2013년에 대한민국에서는 1956년 이래 지속되던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완전히 종료되고, 2013년 새해에 디지털방송 시대가 개막되어 방송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 원년이었다. 11월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75%를 돌파하였고, 국민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탄생 30주년을 맞이하였으며 대한민국 민법에 여러 가지 중요한 변동사항이 있었다. 성년의 기준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춰졌다. 기존의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제도에 갈음하여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제도가 시행되고, 피특정후견인, 피임의 후견인 제도가 도입되었다. 미성년자의 입양 및 파양이 허가제로 바뀌었다.

3월 6일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서울특별시뿐만 아니라 워싱턴 D.C. 까지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였다. 또한, 동해와 서해의 바다와 대기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였다. 3월 7일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제2의 조선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발표를 했다.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3월 8일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남북 불가침 협정을 모두 폐기하고 판문점의 남북연락채널을 단절하겠다고 발표하였다. 12월 7일 대한민국이 1951년 이후 62년 만에 방공식별구역을 확장하였다. 확장 구역은 이어도, 홍도, 마라도까지 포함되었다.

차례(次例)를 거꾸로 시행(施行)한다.’는 뜻으로, 차례(次例)나 순서(順序)를 바꾸어서 행(行)한다는 의미의 도행역시倒行逆施를 가지고 세상은 다툰다. 무엇이 바로이고 무엇이 그릇되며 차례와 순서 나아가 두서를 가지고 서열을 만들며 각축하는 것이 세상의 원리이나 세상은 결국 자연의 거울일 뿐 자연에 그 답이 있지만 자연은 멀리하고 세상에 삼매 하며 가상에 빠져 실상을 잊어버리는 도행역시倒行逆施의 우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세상을 사는 우리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2013년에 데뷔한 BTS의 기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고 한류라고 하는 문화권력이 물결을 이루며 대한민국의 위상과 지위가 날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는 꿈하나 꾸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기성세대를 향해 No More Dream, 더 이상 꿈은 없다고 외치며 2013년에 방탄소년단이 부른 노래의 의미는 무엇인지? 꿈은 없다고 소리치며 꿈을 이루고만 방탄소년단의 역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리고 진정 입세와 출세의 가치는 무엇인지? 가치관의 아노미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꿈 그리고 어떤 꿈을 꾸고 살아야 할지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한 2013년이 혼란 속에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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