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의 선승 무문혜개의 설법을 제자 종소가 엮은 선종무문관에 나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은 큰길에는 문門이 없고, 길은 천千갈래로 어디에나 있다. 이 관문을 뚫고 나가면, 세상을 당당히 걸으리라는 의미이다.
혼용무도昏庸無道에서 혼용昏庸은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君主를 지칭하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합친 말로,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道理가 없어진 사회문제의 책임을 군주君主, 즉 지도자指導者에게 묻는다는 말이다.
2015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건강악화로 사망하였으며 국장과 국민장이 통합된 국가장이 처음으로 열리게 되었다. 김영삼 - 김대중 양자구도의 양김시대가 김영삼의 사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대도무문으로 거침없이 정치판을 휘젓고 유신독재와 투쟁하여 마침내 문민시대를 연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은 오욕의 강을 건너 영욕이 점철되었던 한 생을 마감하고 양김시대는 생물학적으로 끝났으나 질긴 그들의 유산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회 입법권력의 토대가 되었고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로서 기능하고 있다.
있다 없다, 청기 내려 백기 올려 게임처럼 승부와 흑백 그리고 피아가 분명했던 양김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성분과 출처가 모호한 하이브리드 정치인들이 뒤섞인 정치판의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열린 지는 오래되었고, 양김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다음 정치판의 마리오 네트들은 광복 70년을 넘어서는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대도무문大道無門과 혼용무도昏庸無道사이를 오가며 그저 아전인수와 내로남불의 산성을 높이 쌓으면서 서서히 빌런이 되어갔다.
2015년은 8.15 광복 및 남북분단 70주년. 국제연합(UN) 창설 70주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70주년이다. 70년은 사람의 나이로 보면 고희의 나이다. 즉 인생의 진정한 말년으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어려움 인생말로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도 망국에서 해방된 지 70년을 넘기고 새로운 질서가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지만 주권자 국민들도 주권자가 뽑은 대통령도 혼용무도 하면서 길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2015년 5월에는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6월에 메르스가 유행했다. 무엇보다 의료진 중 일부가 메르스에 감염되면서 의료계 전반에 대한 불신도 높아졌다. 이전부터 조짐이 보인 대한민국의 젠더 갈등이 사회전반적으로 본격화된 것도 이해부터이다. 해외에서는 1월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를 시작으로 여름에는 그리스 경제위기와 유로존 위기에 이어서 시리아 내전 와 다에쉬(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 자칭 "이슬람 국가(ISIL)")의 난동 등 중동 쪽의 정세 불안으로 유럽 난민 사태가 일어났다. 9.11 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사건인 2015년 11월 파리 테러가 발생했다.
2015년 1월 1일 세계무역기구의 우루과이 라운드에 따라 1995년부터 개방 유예되었던 쌀시장이 20년 만에 관세화 개방되었다. 외국 쌀에 대한 관세율은 514%(정확히 513.9%)였다. 2월 26일 헌법재판소에서 간통죄에 대해 7:2로 위헌 결정을 내려 간통죄가 형법으로 제정된 이후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과거 절도 전력이 있는 사람이 나중에 또 절도를 하면 가중 처벌하도록 한 '장발장법'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며 폐지되게 되었다.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이 확정되었다. 3월 16일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한미가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사실상 협박을 하고 있었다. 3월 17일 국방부는 사드 문제에 대해 미국의 요청이 있다면 국익과 군사적 효용성등을 고려하여 한국 주도로 결정할 것이라며 주변국이 나름대로의 입장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5월 30일 일본 도쿄 남동쪽 634km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의 인근 해역에서 규모 8.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인해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까지 진동이 느껴졌다. 11월 21일 2015 WBSC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12월 22일 88 올림픽 고속도로의 전 구간이 왕복 4차로로 확장 개통되었으며 명칭 또한 광주대구고속도로로 변경되었다. 4시 30분경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일어났다. 21시 20분경 비슷한 장소에서 규모 1.7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했다.
2015년도 세계 패권질서는 찻잔 속의 태풍처럼 꿈틀거리고 있었으나. 2015년 9월 3일 중국에서 전승 70주년이라는 사상 최대의 전승절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였고, 같은 시각 미국과 일본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약 4000명 규모의 대규모 합동상륙훈련을 실시하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후 불과 몇 달 사이에 위안부 합의와 사드가 빛의 속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전승절 참석이 미국의 패권질서에 파문을 일으켜 국익을 훼손한 혼용무도昏庸無道로 달려간 것은 아니었을까? 대도무문처럼 큰길에는 문門이 없고, 길은 천千갈래로 어디에나 있다. 이 관문을 뚫고 나가서 세상을 당당히 걸어갈 처지와 힘이 없었던 대한민국은 70년전 남북분단의 아픔에 더해 세계패권질서의 파고 속에서 내부분열이라는 가장 가지 말아야 할 길로 들어갔고, 해방 후 70년이 넘어서면서 생로병사의 과정을 피하지 못하여 노년말로난의 어려움으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