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해 록] 레버리지, 지렛대

by 윤해

세상은 항상 나의 힘보다 강한 힘이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삶의 지혜이다. 누군가 이것을 지렛대의 원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렛대를 이용하는 레버리지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기본값이어서 사는 것Living이 사는 것Buying이 되고 투자가 투기가 되면서 로그인으로 일종의 가상세상에 들어온 인간이 잔잔해 보이는 자본의 바다에 도달하여 투자인지 투기인지 모를 통나무 위로 서로 먼저 올라타기 위해 분투노력 해 보지만 올라타면 올라탈수록 맹렬한 기세로 돌아가는 통나무, 즉 로그롤링 위에서 대부분의 인간들이 나가떨어져 로그아웃 되는 것은 다반사이다.

나만은 롤링 로그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자본의 바다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맹신과 미신이 함께 뒤섞인 희망으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위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애초부터 빚의 배수로 빛과 희망을 보여주는 자본주의는 빚을 빛 삼아 굴러가는 체제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농업혁명도 미약한 모판에서 키운 모를 모내기 한 논에서 벼를 심어 추수하여 나락을 탈곡하면서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쌀을 수확하여 쌀이 인간의 살을 찌워 창대한 세상을 만든 것처럼 우리의 문명은 통나무로 로그인하고 로그롤링으로 레버리지 하면서 자본의 바다를 향해 로그아웃 하는 법에 따라 우리는 밥이 되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 보자.

농업혁명과 가축혁명을 지렛대 삼아 실상의 세상을 구축한 우리 인간은 막대한 잉여 생산물을 자본으로 바꾸면서 화폐경제라고 하는 가상의 세계, 자본의 바다를 만들었고 그 자본의 바다는 말과 글로 이루어진 법으로 로그인하여 자본의 바다에서 로그롤링 하는 통나무 위에 올라타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고 돌아가는 로그롤링 위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분주하게 발을 구르는 레버리지를 쉼 없이 하다가 조금이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자본의 바닷속으로 풍덩 빠지면서 우리의 한생도 로그아웃되는 것이다.

이처럼 일종의 가상세상인 로그인과 로그아웃사이에서 갇히게 된 우리 인류는 허상과 같은 자본의 바다에서 밤낮없이 로그롤링을 하면서 레버리지를 통해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 레버리지의 끝은 자본이라고 하는 허상의 바다에서 빠져 허우적거리며 한 생을 사는 가련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세상이라고 하는 일종의 가상세계가 우리에게 심어준 공포이며, 실상의 세상을 알아보려고 하는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우리는 가상의 현실 속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가상도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요, 실상도 엄연히 존재하는 팩트이다. 실제로 보이는 현실, 엄연히 존재하는 팩트 사이에서 현실과 팩트를 지렛대 삼아 레버리지를 해야지 균형과 조화를 했다고 하는 것이지 가상의 바다에 로그인하여 가상의 통나무 위에 올라타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로그롤링에서 떨어지지 않는 묘기를 보인다고 그것을 레버리지에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묘기가 끝나면 가상이라고 하는 자본의 바다에 풍덩 빠져 언제라도 로그아웃 당하며 사라질게 뻔한데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서 서로서로 실상을 외면하고 가상으로 달려가는 거대하고 세찬 물결이 우리를 휘돌아 감고 있다. 요행히 이 격랑을 헤쳐나간다고 해도 세상이라고 하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로그롤링은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우리는 실상의 세상이던 가상의 세상이던 지렛대를 사용하여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그 지렛대의 원리는 나의 힘보다 강한 힘을 이용하는 삶의 지혜와 만난다. 그러나 분명 강한 힘이라 보였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버블처럼 터진다면 그때서야 우리는 비로소 허상과 실상의 경계를 확인하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만시지탄이 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들어올 때 배를 띄우고 노를 젓는 것도 그 바다가 실상의 바다이냐 가상의 바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가상의 바다는 언제든지 허상의 바다로 바뀌곤 한다. 진짜 레버리지는 가상과 실상을 함께 보면서 가상이 물거품 같은 허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감각을 가질 때 비로소 가상과 실상의 힘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지고 우리는 한 생을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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