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이라는 시공간의 분할 덕분에 백악기 공룡시대에서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우리는 포유류 조상의 오래된 기억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류문명의 역사도 밤에 일어났고 낮에 무너졌다.
이처럼 밤낮이 교차하고 생사가 엇갈리며 흥망이 성쇠 하는 인류문명은 역사가 탄생하는 밤의 몽환적 분위기와는 다르게 해가 뜨면 연시매최 희휘랑요年矢每催曦暉朗耀 , 세월은 화살과 같아 매양 재촉하지만 아침햇살은 언제나 밝고 빛나는 것이다라며 희망차게 하루를 시작하지만 대명천지에 우리가 숨을 자리가 없는 듯 백악기 공룡이 환생한 듯 기아와 전쟁 그리고 천재지변이라고 하는 자연재해 앞에서 평소에 지구의 주인처럼 오만하던 우리 인류는 지구의 스몰보이임을 그제야 깨닫는다.
고양이 앞에 쥐의 운명을 타고난 우리 인류가 공룡이 멸종한 백악기의 대혼란을 뒤로하고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것은 개체로서의 왜소함을 집단으로서 거대함으로 바꾸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그러한 인류의 심연에 잠들어 있던 욕망은 가족을 씨족으로 씨족을 부족으로 부족을 국가로 국가를 제국으로 바꾸어 갔으며 어쩌면 우리 인류역사는 제국을 향한 분투노력기였으며 제국을 지키려는 자와 제국을 허물고 더 거대한 제국을 세우려는 자들 간의 도전과 응전의 기록인지도 모른다.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수많은 제국이 명멸했다. 로마 제국은 기원전 27년 ~ 서기 476년 (서로마), 1453년 (동로마)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까지 지배한 고대 최대 제국 중 하나였으며, 비잔틴 제국은( 330 ~ 1453) 동로마 제국의 연속, 기독교 문화 중심이었으며 신성로마제국 (962 ~ 1806 ), 중세 유럽의 독일 중심 연합 제국과 스페인제국, 15세기 후반 ~ 19세기 신대륙과 아시아, 아프리카 식민지 보유한 최초의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으며, 프랑스 제국 (1804 ~1870)은 나폴레옹과 나폴레옹 3세 시대, 유럽 패권 다툼을 했으며, 영국 제국은 16세기 ~ 20세기 중반 역사상 최대 식민 제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까지 수많은 제국들이 유럽에서 존재하고 사라졌다. 아시아로 돌려보면 진(秦) 제국 기원전 (221 ~ 기원전 206 )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으로 시작된 중국제국은 한(漢) 제국 기원전 (206 ~ 서기 220 ) 동양 문화 전파, 실크로드 개척을 하였고, 당(唐) 제국 (618 ~ 907)은 중국 역사상 가장 국제적인 제국이었으며, 몽골 제국은 (1206 ~ 1368 ) 유라시아 전역을 정복한 세계 최대 영토 제국이었고, 오스만 제국은(1299 ~ 1922) 중동, 북아프리카, 동유럽까지 지배한 이슬람 제국이었다. 무굴 제국은(1526 ~ 1857) 인도 북부 중심의 이슬람 제국, 타지마할 건축으로 유명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 제국이 기원전 16세기 ~ 기원전 11세기까지 고대 이집트 최전성기를 구가했고, 말리 제국이 1235 ~ 1600 사하라 무역의 중심, 만사 무사 (Mansa Musa)로 유명하였으며
아크숨 제국 (Aksumite Empire) 100 ~ 940은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의 초기 기독교 국가였다.
아메리카 (Americas)에서는 잉카 제국 (Inca Empire) 1438 ~ 1533 은 남미 안데스 지역, 중앙집권적 행정 체계를 갖추었고, 아즈텍 제국 (Aztec Empire) 1428 ~ 1521 은 멕시코 중심, 정복 전쟁과 제물 의식으로 유명했으며, 마야 문명 (Maya Civilization)은 약 2000년간 지속 (기원전 2000년 ~ 16세기) 천문학, 문자 등 발전했으나 중앙집권 제국으로 보기는 무리가 많다.
중앙아시아 및 이슬람권에서는 사산 제국 (Sassanid Empire) 224 ~ 651이 고대 페르시아 제국으로 조로아스터교가 그 중심이었고, 아바스 칼리파국 (Abbasid Caliphate) 750 ~ 1258 은 이슬람 황금기로서 바그다드 중심의 아라비안 나이트로 널리 알려졌으며, 티무르 제국 은(1370 ~ 1507) 중앙아시아 중심의 이슬람 + 몽골 문화 융합을 특색으로 한 제국이었다.
제국의 부침 중에서도 우리에게 식민지배라고 하는 망국의 고통을 안겨준 일본 제국 (Yamato Dynasty) 이 기록상 세계 최장제국이라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다. 일본제국은 존속 기간이 기원전 660년(전통적 즉위일) ~ 현재까지로 총 약 2,600년 이상 (형식적으로 유지된 경우 포함) 이어지는 단일 왕조 체제로서 중세에는 실질 권력은 쇼군(幕府)이 가졌고 천황은 상징적인 존재였으나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실질적 제국 체제가 확립되었고,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종전 이후 '입헌 군주국'으로 남아 있으니, 전통상 제국의 연속성을 인정하면 자칭 만세일계萬歲一系의 일제는 기록상 세계 최장제국이라는 것이다.
아케메네스 → 파르티아 → 사산으로 이어졌던 페르시아 제국은 기원전 550년 ~ 서기 651년까지 총 약 1,200년 가까이 이란고원을 중심으로 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유서 깊은 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원형인 페르시아 제국이 1200년간의 밤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번성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위해 태양처럼 밝은 백주대낮에 핵분열에 필요한 농축우라늄을 손에 넣기 위하여 원심분리기를 작동하다가 공룡 같은 미국에 의해 벙커버스터를 두드려 맞고 국가존망의 둠스데이에 직면하고 있다.
페르시아 제국의 중흥이 아라비안 나이트라고 하는 화려한 천일야화로 시작되는 밤의 향연이었다면 , 그 후예인 이란의 고난이 둠스데이를 연상시키는 백주대낮의 폭발로 마무리되는 밤과 낮의 명암과 부침을 보면서 백악기 공룡에게 절멸될 위험 앞에서 공간과 시간의 분할을 통하여 기어이 살아남은 포유류의 생존지혜가 불현듯 떠오르는 것은 6500만 년 전 난데없는 운석 한방을 두드려 맞고 멸종해 간 공룡과 같은 모습이 데자뷔처럼 명멸해 가는 페르시아 제국의 끝자락을 우리가 목도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나름대로 유추 한 번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