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해 록] 헌법과 습속

by 윤해

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의 후쿠자와 유키치가 '아편전쟁'의 결과를 보고 천지개벽 충격을 받았다면, ‘러일전쟁’의 결과를 보고 혁명을 꿈꾼 아나톨리아 반도의 튀르키예에서 무스타파 케말은 혁명을 통해 오스만 튀르크를 혁파했고, 시간이 지나 케말의 근대화 혁명은 대한민국 박정희의 5.16 혁명으로 이어지는 문명사의 몸부림은 주변국이 중심국으로 되어가기 위한 여정이 얼마나 험난한 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안과 밖 겉과 속이 표리부동하고, 위와 아래 문과 무가 혼연일체가 되지 못하는 공동체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그러므로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워야 할 법, 그중에서도 헌법이 누더기가 되어가면 하위법은 공동체 구성원 중 가장 저열한 자들의 먹잇감이 되어 법치가 인치로 탈바꿈되는 것은 삽시간이다.

이처럼 공동체, 그중에서도 국가는 헌법이 그 국가의 근간이요 뼈대라고 하는 점을 직시하고 혼연일체가 되어 헌법을 수호하고 준수해야 할 위정자들이 앞다투어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희롱하며 희화화시키는 세상이 바로 악세이며, 그러한 행동을 백주대낮에 뻔뻔하게 자행하는 자들이 공동체를 파괴하려는 매국세력의 전형이다.

이렇게 무너진 국가의 근간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국민들 개개인의 습관을 만들고 풍속을 조장하여 공동체를 아래위로 썩게 한다.

이처럼 공동체나 국가의 흥망과 성쇠는 한순간의 변곡점에서 출발한다. 출발한 각도가 아주 미세하게 시작하였지만 그 끝은 어마어마한 차이로 벌어지는 것은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문명사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국가라고 하는 공동체는 헌법과 습속을 바로잡아 신상필벌하면서 안과 밖 겉과 속이 표리부동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 will과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이성, reason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는 수레와 진배없다.

무너져 내려가며 누더기가 되고 있는 헌법적 가치가 국민의 습관과 사회의 풍속을 와해해 가고 있는 현실 앞에서 변침하는 대한민국 호의 이어달리기의 바통터치, 나아가 다음 세대로의 바통전달은 가능한 것인지 헌법과 습속이 무너져 가고 있는 대한민국 호가 다만 관성의 힘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리가 어디까지일지 백주대낮에 앞이 깜깜한 희한한 경험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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