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인간을 부려 공간을 만든다라고 하는 말은 시대가 사람을 선택하여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인간이 문명을 일으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혁명革命이 필요했다.
애벌레가 나방이 되고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껍데기를 벗는 탈피脫皮와 날개를 다는 우화羽化를 해야만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을 꿈꾸는 나비의 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도 가죽과 같은 껍질을 벗으라는 명을 받는 혁명을 해야만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갈 수 있으며 주저주저 하면서 껍데기를 벗어 던지는 혁명을 하지 못하는 세상은 고여서 썩어나가고 결국은 고인 물이 되어 도태되고 마는 것이 인간사의 자명한 이치이기도하다.
농업혁명을 통하여 수렵을 버리고 정주를 했고, 가축혁명을 통하여 40억 년 생명계와 소통을 하면서 미시계 차원의 면역을 획득하고 산업혁명을 통하여 노동에서 어느 정도 해방된 우리 인류가 기존의 말과 글로 이루어낸 인지혁명을 전 인류와 공유하는 정보화 혁명까지 달려오면서 우리 인간은 몸을 사용하는 노동의 해방에 이어 뇌를 아웃소싱하는 인공지능, AI 혁명革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산업혁명에서 뒤처져서 열강의 제국주의의 제물이 되어 망국되고 식민지를 경험하였고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아 보겠다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연안파延安派, 빨치산 항일 무장 김일성파, 자생 남로당(남조선노동당) 파 그리고 미주 하와이 파가 생겨나면서 각자가 각자의 이념과 사상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 거악의 일제라고 하는 식민지배의 알에서 알껍질을 깨고 나오려고 안간힘을 다 써보았지만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면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하는 어미닭의 도움이 필요하듯이 결국 한반도는 북쪽에서는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어미닭이 쪼아준 빨치산 김일성파가 연안파와 남로당파를 몰락시키면서 알을 깨고 나와 정권을 잡았고 남쪽에서는 미국이라고 하는 자유민주주의 어미닭이 쪼아준 미주 하와이 파 이승만이 임정요인들을 제치고 알에서 부화하여 대한민국을 건국하였다.
이처럼 남북 분단된 해방공간은 2차 세계대전의 전승국, 미국과 소련이 만들어낸 시대가 이승만과 김일성이라는 인간을 써서 분단된 남북한을 만들었고 이렇게 갈라진 남북한은 각각 수많은 숙청과 혁명을 거쳐 발전과 퇴보를 반복하면서 번영된 대한민국과 몰락한 세습왕조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1946년 8월 13일, 미 군정청여론국이 조사한 남한 주민의 정치체제 선호도의 결과는 놀라웠다고 한다. 자본주의(14%), 사회주의(70%), 공산주의(7%), 모른다(8%)로 사회주의·공산주의의 선호도가 무려 77%에 달했다.
이처럼 말로만 듣고 글로만 보는 이목耳目은 주의를 끌기에는 충분했지만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 껍데기 가죽을 벗기는 명령을 미처 몸소 경험하지 못했던 남한 주민의 뇌리에 박힌 볼셰비키혁명의 달콤한 맛은 거부하기 어려웠던 포퓰리즘이자 전형적인 사탕발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한 것이 6.25 전쟁 중의 인공치하人共治下였다.
전쟁을 겪고 참혹한 고통 속에서 알에서 깨어 나와 혁명革命을 통해 일어섰고 시간이 인간을 써서 공간을 만든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며, 역사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또다시 혁명革命전야에 서있는 기분은 지금이 바로 해방 공간과도 같은 어수선한 시대상황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