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형은 산지가 70% 이고 동쪽은 산이 높고 험준하고 서쪽은 완만한 구릉지대 이거나 평야가 펼쳐져 있다. 즉 백두대간을 따라 남북으로 내리 뻗은 국토의 허리가 동쪽에 위치하여 우뚝 솟아 있고 그 백두대간에서 퍼져 나온 산맥과 정맥들이 갈빗대처럼 동에서 서로 내리 달리고 산맥과 정맥 사이 골짜기를 타고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큰 강은 대부분 동쪽에서 발원하여 서쪽이나 남쪽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동고서저의 지형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오랜 풍화 침식을 받은 산답게 매우 가파르고 길게 한 방향으로 골짜기와 복잡한 회랑을 만들면서 시종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복잡한 지세를 형성한 한반도의 지형은 그 자체로 군사적 방어요새라고 불러도 큰 무리가 없는 곳이다.
고대로부터 이러한 한반도의 특수지형을 의지한 산성전투는 한반도를 지키려는 자에게는 천연의 요새 역할을 하였고 한반도에 들어온 침략군들에게 있어서는 전투의 승리가 전쟁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고 끈적하고 끈질긴 반격과 저항에 수시로 노출되는 곤욕을 치르고 대부분은 빈손으로 물러가거나 도리어 퇴각하다가 전멸하면서 동북아 패권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배경이 된 곳이 바로 한반도의 산악지형이었다.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지대지 공대지 포탄 공격에 최적화된 미군, 엄폐와 은폐 개인 화기를 기반으로 하여 지형지물을 활용한 유격전에 능했던 북한 인민군과 의용군이라는 특장점이 뚜렷이 갈리는 상반된 상대와 대결했던 1950년 8월의 한국전쟁의 양상은 낙동강 방어선을 사이에 두고 동고서저라는 한반도 지형을 새롭게 인지한 유엔군 지휘부의 판단에 따라 낙동강 전선 동쪽은 한국군이 서쪽은 미군이 맡으면서 물밀듯이 치고 내려오던 중공군과 인민군을 낙동강 교두보에서 저지하고 드디어 전선을 교착시켰으며 마침내 반격을 향한 전기를 마련하면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한국전이 발발하자 일본 규슈의 이다즈께 기지에 제5공군 전진사령부(Advance Echelon)를 설치한 파트릿지 장군은 한국에서 수행되는 모든 전술항공작전을 지휘통제하다가 미 제8군 사령부가 대구로 이동하자 이다즈계 기지에 설치했던 전진사령부를 대구로 이동했다. 대구에 설치한 이 미 제5공군 전진사령부(Advance Echelon)의 활약에 힘입어 미 8군 워크사령관의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함으로써 전선戰線은 교착膠着되었다.
제공권을 장악한 대구의 미 제5공군의 낙동강 방어선 이북의 북한군에게 압도적 폭격을 가함으로써 보급로와 병참선을 끊고 북한군의 선제공격의 예봉을 무디게 하면서 기세를 꺾고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할 수 있는 계기를 마침내 마련하게 되었다.
루프탑 코리안은 1992년 LA폭동 당시 공권력이 실종된 상태에서 한인 상점이 속수무책으로 폭도들에게 약탈 방화되면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자체 무장을 한 한국인 자경단이 옥상으로 올라가 몰려드는 폭도들을 제압하는 놀라운 사건을 한마디로 압축한 단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엑스(X·옛 트위터) 등에 과거 LA 폭동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옥상의 한국인들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고 33년 전의 악몽을 재소환하면서 LA한인회는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비록 과거의 기억일 망정 폭동에 대한 트라우마가 재소환되는 것을 깊이 우려한 성명이지만 하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유전자 안에 깊이 아로새겨진 한반도 지형에 특화된 산성전투의 유전자가 극도의 위기 속에서 발현되어 생존을 위협하는 폭도들이 무장하고 다가오자 서슴없이 총을 들고 지붕 위 산성으로 올라가 다가오는 폭도들에게는 간담이 서늘한 반격을 가했고 이 당시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에게는 어떻게 민간인들이 군대보다도 더 일사불란하게 지형지물을 이용한 은폐 엄폐를 자유롭게 하면서 자기들의 생업의 터를 지켜낼 수 있는 가를 생생히 목도한 다음 LA 한인자경단의 신화를 긴박하게 방송과 신문사에 타전하면서 붙인 첫머리가 루프탐 코리안이었다.
그 루프탑 코리안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천 년 동안 천년의 적 중원의 대륙통일 세력을 상대하면서 산성으로 들어가 투척무기와 활을 사용하여 나는 살고 적은 몰살시키는 산성전투에 특화된 한반도에서 살아남은 후예답게 한국전쟁과 월남전이라는 실전을 겪고 머나먼 미 대륙 LA에 가 있었지만 위기에 봉착하면 어김없이 산성전투 민족으로서의 DNA가 발현되는 것을 보면 한반도의 수십 배가 넘는 중국이라는 천년의 적을 옆에 두고도 나라의 국체를 보전하였다는 역사적 사실도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