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살아가는 유한한 생명을 살 수밖에 없는 한 번 뿐인 생명체인 우리 인류가 이 엄청난 운명과 숙명을 본능인 아닌 이성으로 깨닫게 되면서 시작된 뇌정보 중심의 인지혁명을 겪으면서 우리는 여기까지 달려왔다.
인지혁명으로 시작된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 7만 년의 시간은 한 세대를 30년으로 계산해 보면 무려 2,333대의 세대교체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역사를 써내려 갔고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절멸의 위기를 생존본능과 순수이성이라는 양날의 검으로 이리저리 지구라고 하는 낯선 행성을 자르고 헤쳐나가면서 자연을 인공으로 본능을 이성으로 대체하면서 지구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매김하고 자연이라는 실상을 세상이라는 가상으로 바꿔가면서 사람에서 인간으로 우리는 진화했다.
자연이라는 원본에서 출발하여 세상이라는 사본으로 달려간 유한한 인간의 운명과 숙명은 인지혁명에서 촉발된 순수 이성이라는 칼날을 무디게 하였지만 38억 년이라고 하는 시원을 알 수 없는 자연 속으로 되돌아가는 생존본능의 칼집으로 인지혁명이 만들어낸 순수 이성의 무딘 칼날을 그대로 집어넣기에는 7만 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무려 2,333대라고 하는 세대가 겹쳐지고 이어지는 동안 순수 이성이라고 하는 바보들의 행진과 생존본능이라고 하는 빌런들의 행진도 겹쳐지고 이어져 왔다. 이처럼 7만 년 동안 진행된 인지혁명 기간 동안 인류가 쌓아온 문명과 문화는 38억 년 동안 이어온 생존본능이라고 하는 빌런의 행진을 마감하고 순수이성 쪽으로 달려가려고 하는 바보들의 행진처럼 무모하고도 순수했던 실험과 같았다. 그 실험은 처절한 몸부림이기도 했고 결코 실현될 수 없는 백일몽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인류는 우리 밖에 있는 빌런들을 잠재우고 우리 안에 숨 쉬는 순수한 바보들을 깨우면서 그 바보들이 얼간이 되어 한 얼간이 두 얼간이 마침내 세 얼간이까지 바보들의 행진에 동참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까? 한 번쯤 의심해 보자.
이제 우리 인류는 38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7만 년이라고 하는 짧은 시간 동안 함께 동거했던 순수이성과 자연본능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는 제2의 인지혁명인 인공지능 기술을 마침내 손에 넣고 만지작 거리고 있다. 7만 년 전 인지혁명으로 잉태된 순수이성이라고 하는 바보들의 행진으로도 막지 못하면서 2333세대 동안 대를 이어 한 몸 안에서 갈등했던 38억 년 역사의 자연본능이 만들어낸 뿌리 깊은 빌런들의 행진을 우리 안에서 마감하고 우리가 7만 년 2,333세대를 걸쳐 갈고닦은 순수 이성을 인공지능으로 아웃소싱 하려는 거대한 한 발을 드디어 내딛게 된 것이다.
2025년 마침내 AI 혁명이 본격적으로 출발하였고 제2의 인지혁명인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지금의 인공지능 딥러닝의 산파역할을 한 2024년 노벨 물리학 분야 수상자인 딥러닝의 선구자 제프리 힌턴 교수조차도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결국 양날의 검으로 우리 인류를 유토피아로 안내할 수도 디스토피아로 몰고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불의 발견과 문자의 발명이 문화와 문명으로 우리 인류를 이끌어 바보와 빌런들을 동시에 세상으로 쏟아내었듯이 인공지능의 미래도 지금 이 순간 우리 하기 나름인 것이다.
다만 제2의 인지혁명의 산물인 인공지능의 실체는 가치중립적이며 초월적인 순수 이성이자 인류가 지금껏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통섭적 지능이 될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부작용이 다가오겠지만 그 부작용의 대부분은 여전히 인류 안에 존재하는 생존본능 기반 빌런들이 초래하는 초라한 행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얼간이들이 공동체를 위하여 짭짤한 얼간을 치면서 시작된 바보들의 행진과 같은 1차 인지혁명 시대를 마감하면서 오로지 영생 만을 생각하는 빌런들과의 헤묵은 갈등으로 시끄러운 세상의 끝자락에 우리는 서 있다.
또 다른 형태의 인지적 영생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있는 AI 혁명의 초입에서 바보들의 순수이성이 인공지능에 녹아들어 가 유토피아적 인공지능 시대를 꿈꾼다는 것이 헛된 간구가 되지 않도록 AI(인공지능)가 AGI(범용 인공지능)로 나아가 ASI( 인공초지능)로 진화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인류의 순수이성을 향한 바보들의 행진에 힘을 보태도록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