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해 록 ]번영된 K-POP, 삭풍의 새하곡塞下曲

by 윤해

지구 안에서도 지각 위를 살아가면서 땅에 머리와 같은 뿌리를 박고 지접 하면서 사는 식물과 다른 동물로서의 인간은 공간을 이동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사는 존재이다.

따라서 야생동물들이 저마다 보이지 않는 영역을 지키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일에 사활을 걸고, 이와 같은 개체의 생멸이 걸린 오래된 본능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 만든 세상도 나와 너 사이 나라와 국가 간에 사이를 두고 국경을 마주하면서 한시도 방심하기 어려운 긴장의 끈을 당기고 놓는 줄다리기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며, 그러한 속성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진면목이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 인간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기록인 동시에 끝없는 전쟁의 서사이고 열전과 냉전 그리고 부드러운 외교라고 하는 평시의 전략과 거친 외교라고 하는 전쟁의 전략이 불꽃을 튀기며 명멸하고 교차하면서 한 뼘의 공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일상의 전투는 물론 전장에서의 전투도 마다하지 않는 외교에서 불거진 전투가 전략이 되고 전략이 전쟁으로 비화하면서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거친 외교를 거쳐 휴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세상에서 종전은 가상적 상상이며, 휴전은 실체적 현실이다.

우리가 일상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평시에서도 애써 마음의 평화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좌법과 참선 기도와 명상을 아무리 반복하여도 108 번뇌가 머릿속을 뱅뱅 맴돌고 있는 무한 루프에 갇혀 허우적거리기를 반복하는 연유도 일상의 전쟁이라고 하는 실체적 전쟁 현실을 부정하고 일상을 평시로 오인하여 평화라고 하는 가상적 상상을 내 안으로 가져오는 인지부조화의 오류에 빠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의심해 본다.

놀랍게도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단박에 깨어져서 인지가 조화로운 순간을 마주 하는 때가 역설적이게도 거친 외교가 맹위를 떨치는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다.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작열하는 전장의 한가운데에 서면 비로소 인간의 역사가 폭력의 역사인 동시에 전쟁의 역사임을 직감하면서 우리의 오래된 본능을 깨우고 개체로서 생존하고 전투에서 살아남아 전략을 짜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노라면 그야말로 평시의 108 번뇌는 눈 녹듯 사라지는 인지조화의 체험을 전장의 지옥에서 병사들은 경험하는 것이다.

1950년 미국과 중국이 한국전쟁에서 격돌한 이래 강온외교를 반복하고 냉전질서를 뒤흔든 데탕트로 소련을 해체하고 팍스아메리카나를 열면서 중국을 WTO 체제로 편입했던 미국이 2008년과 2022년 동하계 올림픽을 치르면서 굴기한 시진핑의 중국을 패권의 도전자로 규정하고 2차 미중전쟁을 선포하면서 부드러운 외교인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 이어 중국이 그동안 일대일로를 통하여 구축한 국제공급망 차단을 위한 거친 외교, 즉 패권전쟁의 시작을 마두로 축출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뒷마당, 베네수엘라 침공으로 2026년 새해는 시작되었다.

손자병법에 달통한 금발의 노회 한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의 패권은 성동격서와 원교근공의 전략으로 먼저 미국의 뒷마당을 단단히 한 다음 일본과 대만 그리고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을 설정하여 중국이 미국의 앞마당인 태평양으로 나오는 것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며 여기서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패권전쟁의 최전방 GP인 동시에 패권질서의 축을 바퀴에 끼우는 린치핀이라고 하는 결정적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한 생을 사는 우리는 늘 한 해 한 해가 새해로 새롭기 그지없다. 2019년 말 인류가 겪었던 금세기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이 일상의 전쟁과도 같은 인지부조화의 전쟁이었다고 한다면 2022년 초에 터진 러우전쟁은 가상과 상상의 전쟁을 일거에 실상의 전쟁으로 바꾸면서 세계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갔으며 이제 공포는 비용으로 돌아와 세계패권질서는 요동치고 꿈틀대면서 냉전과 팍스아메리카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미중 패권전쟁이 선포되면서 이합집산의 줄 서기가 시작되었다.

유럽을 버린 미국이 남미와 북미를 평정하고 그들의 앞마당 태평양을 지키기 위해 핵심자산인 반도체, 철강, 조선, 방산, 원자력 기업을 미국에 불러들이고 AI 기술혁명을 완성하기 위해 기술과 인재를 빨아들이면서 미중패권전쟁의 전열을 가다듬는 동안 이이제이의 대상이 된 최전방 대한민국이 패권전쟁이라고 하는 실상의 전쟁을 맞아 정권의 책임자가 여전히 백가쟁명 하는 108 번뇌라고 하는 인지부조화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지록위마를 반복한다면 80년간 살신성인했고 멸사봉공 했던 히든히어로들이 이룩한 국부를 고스란히 뺏기고 패권전쟁의 린치핀은커녕 포탄이 난무하는 전쟁터 속으로 온 국민을 끌고 들어가는 한국전쟁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도전과 응전은 둘 다 전쟁이다. 역사를 사는 우리는 이미 전쟁터에 서있다. 70년이 넘는 휴전기간 동안 인지부조화의 함정에 빠져 휴전을 종전인양 노래 부르던 매국노들에게 발목이 잡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전화위복 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번영된 K-POP이 아니라 삭풍朔風의 새하곡塞下曲이 될 수 있다는 인지조화를 모두가 반드시 해야 할 한 해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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