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견,자시,자벌,자긍을 넘어 자신,자강으로
2024.03.12
세상을 사는 인간들의 취향은 실로 다양하고 서로 다름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세대가 다르고 가정이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무엇보다 생명줄을 타고 오면서 겪었던 경험이 다른 사람들을 인류라는 카테고리 안에 밀어 넣어 우리를 만들고 그 우리 안에 갖가지 달콤한 유인책을 마련하여 정착시켜 문명을 일으켜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곤란한 상황에 수시로 봉착하고는 한다.
동아시아는 쌀을 재배하여 주식으로 삼았다. 아무리 총칼을 앞세워 서양이 동양을 야금야금 잠식한 서세동점의 시대를 지나왔어도 인류사적 승패는 생태학이라는 부처님 손바닥 위를 벗어날 수 없는 손오공의 신세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에서 밀에 비해 탁월한 우위를 점한 벼를 택한 동아시아는 벼가 쌀이 되고 쌀이 살이 되어 동아시아 인구를 생육하고 번성시켰다. 지금 세계인구의 분포지도가 그 사실을 웅변한다.
인류는 결국 인구를 여하히 유지하는가에 달려있다. 인류의 존속은 인구에 달려 있지 나머지는 모두가 수단과 방법론에 불과한 것이다.
수단과 방법에 매몰되다 보면 늘 본질을 놓치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본질은 항상 다반사란 말 그대로 먹고사는 문제인 것이다. 세상이 다변화되고 다층화 되어가는 것 같지만 그것은 먹고사는 문제가 충족되고난 다음의 문제이지 먹고사는 것이 흔들리면 늘 우리 인류는 이 문제로 회귀하여 대책을 강구하고 무력을 통해서라도 이 절체절명의 현안을 타개하려고 노력하며 그 모습이 우리가 보고 있는 전쟁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 즉 다시 말하면 전쟁, 질병, 기술을 다룬 책에서 인류 문명 발전의 불평등을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생육하고 번식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에게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하는 먹고사는 문제는 주변의 기후 지정학적 문제가 가장 크다.
이러한 적합한 기후대와 비옥한 땅을 찾아 서로 전쟁하고 질병을 옮기고 정착한 다음 하이테크 기술을 개발하여 지키고를 13000년 정도 반복한 것이 우리 인류문명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총, 균, 쇠와 같은 폭력적인 수단으로 해결시킨 경험을 가진 우리 인류가 아무리 유가나 도가의 가르침을 설파한다 한들 그것은 지식의 유희로 그치기 일쑤이다. 머리로 생각하면 맞지만 몸으로 움직이면 바로 그 모순이 드러난다.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난제의 저변에는 이와 같은 우리 인류문명의 폭력적이고 어두운 유산이 존재함을 깨닫고 인정할 때 비로소 모순 덩어리인 세상을 똑바로 보는 안목이 길러지리라 생각하고 묵은 밥의 군더더기 같은 인류의 폭력적 수단을 가마솥에 넣고 가열하여 바삭한 누룽지로 만들어 먹고 그래도 붙어있는 찌꺼기는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마시고 깨끗해진 가마솥을 녹여 하이테크 전자기술이 가미된 최신형 전자 밥솥으로 재탄생시킬 때 더 이상 우리 인류에게 묵은 밥의 군더더기 같이 달라붙은 폭력적 유산이 그나마 정리되지 않을까 짐작한다.
유가가 스틸사진이라면 노가는 활동사진이다. 스스로 그러한 것이 자연이듯이 자연을 닮은 우리 인간에게도 폭력적 유산에 짓눌려 반응하는, 自見(자견), 自是(자시), 自伐(자벌), 自矜(자긍), 즉 自見(자견)은 스스로 잘난 척하는 행동이고, 自是(자시)는 스스로 옳다고 주장하는 행동이고, 自伐(자벌)은 스스로 뽐내는 행동이고, 自矜(자긍)은 스스로 교만한 행동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는 자유의지를 가진 선택할 자유가 있는 자견(自見), 자시(自是 ), 자벌(自伐) 자긍(自矜)을 넘어서 자신(自信)하고 자강(自強)하는 인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