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1
삶은 어떻게 구성되며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살아본 사람들은 저 마다 자신만의 경험을 무용담처럼 늘어놓으며 자랑도 했다가 주저주저하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 자조 섞인 한탄을 늘어놓는 것이 인생 말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나이가 일흔만 넘으면 인생 고래희라고 하고 인생 말로난이라 하면서 세상적 잣대로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치기 어린 늙은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왜 이럴까? 모두 다 함께 시키는 데로 열심히 살아왔고 모두 다 함께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면서 의무를 다하고 살지 않았는가? 혹여 이러지 않고 산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도 그러지 못하느라 마음고생 몸 고생은 아마 피해 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우주적 존재로서의 나는 원래 나 혼자 스스로 하는 능력자이다. 그런 나가 세상을 만나 이런저런 제도에 치이고 매몰되며 살기 위해서 나의 개성을 깎고 다듬어 마치 산정상의 기암괴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바위가 되고 바위가 계곡에 떨어지면서 잔돌로 떨어져 나가고 잔돌이 계곡을 흐르는 계곡물에 휩쓸려 나가면서 내를 타고 강을 흘러 바다와 가까운 하류에 다다를 즈음 반들반들하고 모난 데 하나 없는 반질반질한 조약돌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 거대한 바다가 쉬지 않고 거친 파도를 몰아치면 조약돌이 은빛 모래가 되어 백사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장구한 시간의 흐름에 놓이면서 공간을 만들며 세상 속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모두 다 함께라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거의 거역하기 어려운 운명이다.
그러므로 그 운명에 맞서기보다는 운명에 순종하면서 한평생을 보내는 인생이 안전한 길이며 올바른 처신이라 철석같이 믿으며 한 생을 살다가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나 혼자가 된다.
함께 으싸 으싸하면서 기합도 넣던 모두에서 빠져나와 나 혼자 무언가를 스스로 해야 할 때가 오면 대부분 당황하고 어려워하며 심하면 공포에 휩싸이기도 한다.
모두 다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외롭지 않게 산을 올라갈 때는 돌부리에 차이고 무릎이 까져도 씩씩하게 일어나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훌훌 털고 일어나기도 했지만 하산길에 나 혼자 스스로 내려가려고 하니 좀체 엄두도 나지 않고 무섭기도 하여 머뭇머뭇거리다가 일 순간 눈앞이 가리어 발을 헛디뎌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경우는 흔하디 흔한 인생 후반전의 전형적인 스토리이다.
모두 다 함께 만든 공공재와 나 혼자 스스로 만든 사유재를 대하는 태도가 나나 나라의 운명을 가른다. 이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나의 인생이나 나라의 질서가 혼란해진다.
이 공공재와 사유재의 모호한 경계만 잘 분별하는 분별심만 있어도 공공재와 사유재를 혼동치 않게 되고 나라는 개인은 삶에 개성을 입혀서 멋지게 살 수 있고 나가 모인 나라는 최소한 삶은 소대가리라는 말 같지도 않은 비난에서 자유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