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난해 민항기 공격 검토"

서방 정보기관이 사전에 포착하자 계획 중단

by 어나미

서방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유럽 상공을 지나는 민항기를 표적으로 삼는 공격을 검토했다는 첩보를 지난해 포착했다. 이 정보는 당시 발트 3국과 북유럽 언론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보도됐지만,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된 정보가 제한적이었고, 한국 언론이 이를 단독 기사로 다루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 안보 지형에서는 이 사건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었다.


에스토니아 정보기관의 러시아 전문가 안드레스 보스만(Andres Vosman)은 당시 상황을 “정치적 비용을 계산한 결과, 크렘린이 스스로 계획을 접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방 정보기관이 움직임을 포착해 정치적 수준으로 문제를 끌어올리자, 러시아는 즉각 계획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런 러시아의 민항기 표적 공격 계획은 한국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은 역사적 아픈 기억을 환기시킨다. 1983년, 소련은 대한항공 007편을 격추해고 269명의 민간인이 전원 사망했다. 냉전기의 긴장이 빚어낸 비극이었고, 그 사건은 국제사회에도 거대한 충격을 남겼다.


보스만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술(사이버 공격, 정보전, 파괴공작, 외교·경제 압박 등을 결합한 비군사적·준군사적 공격 방식)을 “계산된 위험 감수”로 규정한다. 러시아는 파괴공작을 감행할 때마다 서방의 반응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국제적 후폭풍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끊임없이 따진다. 특히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공격은 계산한 후에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러시아 체제 내부의 예측 불가능성이 존재함을 경고한다. 상부의 환심을 얻기 위해 개별 관료가 무리한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 그리고 정권 차원의 오판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큰 위험은 러시아 정권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순간입니다.”


그는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을 러시아가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나토 회원국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에스토니아는 “본질적으로 공격적 성향을 가진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현실 때문에 항상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Deepstate(우크라이나 민간 전황 분석 플랫폼)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올봄 러시아는 다시 한번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압력은 여전히 주변국들의 안보 환경을 뒤흔들고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 본 기사는 아래 두 출처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Iltalehti 기사 https://www.iltalehti.fi/ulkomaat/a/d0faf806-a6b2-4a6e-9880-f9458baba3c3 (Iltalehti가 VSquare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보도한 기사)


VSquare 인터뷰 원문 https://vsquare.org/we-know-that-the-kremlin-is-very-worried-interview-with-estonian-foreign-intelligences-top-analyst-andres-vosman/ (에스토니아 외국정보국 분석가 Andres Vosman 인터뷰)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 언급은 필자가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한 보충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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