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촉촉한 아스팔트와 부드럽게 적신 거리 위의 작은 물방울들이 춤을 추듯 빛을 반사해 주고 있다. 포트홀을 지나가는 차는 고인 물을 세차게 사방으로 날려버린다.
우리의 인생살이도 날씨의 변화와 같다. 긍정적인 마음은 맑은 하늘에 떠다니는 하얀 뭉게구름처럼 우리 마음에도 어여쁜 하트가 피어난다. 긍정적인 하트는 세상의 모든 행복이 나에게 스며든다. 이런 날은 부정적인 사건도 웃음과 즐거움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
마음에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하트가 금이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부정적인 마음이 싹트는 날에는 좋은 일도 최선보다는 최악을 생각하게 된다. 안 좋은 생각은 인간관계의 문제, 내면의 나쁜 생각 등으로 자신을 병들게 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우리는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나쁜 일도 긍정의 힘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선 나는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인생은 “나를 위한 삶”이어야 한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한 존재”로서 자신과 조화를 이루며 더 나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기가 쉽지 않다.
나는 엄마이다. 엄마인 나는 병원에 있어도 아들과 딸을 걱정해야 한다. ‘재수하는 딸은 점심으로 혼자 무얼 먹고 있을까? 공부는 잘하고 있나? 환절기인데 몸이 약한 아들은 감기는 안 걸렸나? 학교생활은 잘하는지? 남편은 아침 일찍 일 나가면서 뭐 좀 먹고 나갔을까?’ 등등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생각에 영향을 받게 된다.
“나만 생각하는 삶”을 생각해 보았다. ‘만약 내가 나만의 이익만을 생각했다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우선 이혼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원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럼 “유방암이란 병은 왔을까? 지금 나는 정교수가 되어있을까?, 시간강사로 남아 있을까? 아니면 사업을 하고 있을까?’
어떤 상황이었든 경제적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을 것이다. 지금도 어려운 건 아니지만 욕심 많은 나에게는 성이 차지 않는다. 가난한 집안에서 힘들게 자란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적지 않게 벌었었다. 투자에 실패했을 뿐이다. 내 생각대로 부동산투자를 했었어야 했다. 남편 말 들고 주식과 코인 그리고 내가 남의 말에 속아 사기당해 많은 돈을 날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가족 건강 보험에 적지 않게 투자했었다. 덕분에 유방암에 걸리고도 10년간 의료비 걱정 없이 치료받고 있다.
만약 내가 이혼했다면, 귀한 내 아들은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돈보다 귀한 내 아들이 있기에 지금의 환경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아픈 것도 나의 팔자이고, 내가 이렇게 사는 것도 내 팔자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내 인생은 화려했었다. 돈은 기본적으로 많이 벌고, TV에서 나오는 팬터 하우스에서 살면서 상위 1%가 누리는 모든 삶을 누리는 것이었다. 물론 사회적인 직위도 그에 걸맞는 직업군에 있는 것이었다.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지금은 환경은 내가 생각하는 삶과는 완전히 다른 하위집단이다. 10년간 유방암으로 가장 좋은 시절을 병원에서만 보내고 있다. 돈은 쓸 만큼은 있지만, 낭비하며 쓸 정도는 아니다. 사회적인 위치는 그냥 유방암 환자인 아줌마이다.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자의 여정인 인생에서의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지금의 내 상황을 내 꿈과 비교해보면 정말 보잘 것 없는 불쌍한 현실이지만, 내 마음은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
우선 다른 집 아이들보다 착한 내 자식들이 자랑스럽다. 맞지 않는 남편이지만, 아이들과 정상적인 가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현명하고 똑똑한 엄마로 인정해주는 아들딸이 언제나 엄마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주어서 고맙다. 비록 아이들과 있는 시간은 적지만, 적은 만큼 소중하기에 더욱 친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외에도 주위의 따듯한 인사, 친구와의 시간 등 작은 순간들이 세상을 더 밝게 비추어준다.
인생은 어떻게 살아도 후회되는 삶이다. 노래 가사처럼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라는 가사처럼, 후회하지 않으려면 사랑과 행복이 닮긴 편지를 끊임없이 써 내려가야 한다. 누구도 소중한 나만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인생을 위해서 자신만의 행복의 길을 찾아서 걸어가야만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웃으면서 세상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죽을 때 까지 하는게 인생이다.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