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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본보기 : “자청”과 아들딸이라고?

by 김인경

오늘의 글쓰기 주제는 "존경하는 사람 혹은 롤 모델"이다. 어릴 적, 학교에서 숙제로 역사책 안의 위인전을 읽고 존경하는 분을 말해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시대와 동떨어지고 나와 다른 환경 속에 있는 주인공을 존경스럽게 느끼지 못했다. 몇 권의 책을 넘겨보고는 결국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어린 작가 ’자청‘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어릴 때 읽은 위인들보다 현실적으로 나에게 더 와 닿는 존경할 만한 모델이다. 나 말고도 많은 젊은 청년이 열광하는 대상이다. 어린 나이에 “공략집”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얻은 청년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알게 된 작가이지만, 만약 내가 “자청”이라는 어린 작가이자 사업가를 몰랐다면, 지금처럼 열심히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내면의 나를 돌아보면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 자식들과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 고마운 청년이다.


우리 아이들을 “자청”처럼 되라고 하지는 않는다. “자청”처럼 한다고 해서 “자청”과 똑같을 수는 없다. 더 성공할지 그보다 못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되지 않은 자는 놓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는 “공략집”이 있다. 며칠 전, 나는 아들에게 공부 좀 하라고 했다. 아들은 재수하는 누나도 안 하는데 고1인 자신 만 하라고 하냐면서 말대꾸했다. 나는 웃으면서,


“아들! 누가가 부러워? 누나는 떨어져도 갈 학교가 있어. 하지만 넌 갈 학교가 없잖아. 내 멋쟁이 아들, 얼마 전에 ”역행자“ 읽었지? 거기서 무슨 말이 있었니? 어떤 일이든 ”공약집“이 있다고 했지? 누나는 공부를 2시간 만해도 아들이 6시간 한 것보다 많은 효과를 얻어. 누나는 공부하는 법을 알아. 아들은 그걸 모르잖아. 엄마랑 누나가 계속 말해주는데 아직 아들이 터득하지 못했잖아.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 아들이 그 방법을 터득할 때까지는 누나의 3배 이상은 해야 누나만큼 하지 않을까? 엄마는 아들이 현명했으면 좋겠네.”라고 말했다. 알았다고 말하는 아들을 기다리는 엄마는 가끔씩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다. 그래도 아들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려 주어야 한다.




나의 롤 모델은 병원에서 만난 분, 글쓰기를 권유한 분, 마지막으로 딸과 아들이 떠올렸다.


암 손님이 내 몸으로 들어온 지 10년째이다. 10년 동안 병원에서 무수한 사람들을 만났다. 존경하고 싶은 사람, 절대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 등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첫 번째, 롤 모델은 중년 여성의 암 환우이다. 2번째 암 수술을 하고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할 때 K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그 당시 60대 중반으로 머리는 백발임에도 뛰어난 미모와 몸에서 풍겨 나오는 여유로움과 우아함이 나를 끌리게 했다.

나도 늙으면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답지 않게 미소와 여유로움이 몸에 배어 있었다. 나처럼 아들딸 두 자녀를 두었다. '자녀들도 엄마를 닮아서일까?' 엄마를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이 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내 아들딸도 저렇게 잘 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두 번째는 지금 내가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권유해 준 언니이다. 5년 전쯤 스포츠센터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는 서로가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스포츠센터가 코로나로 문을 닫고 우연히 동네 사우나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가 친해진 계기는 코인이 한참 올라서 너도나도 할 때였다. 난 언니에게 코인 투자를 권유했다. 딱 2주 만에 몇백만 원을 번 언니는 코인이 무엇인지 알았다며 그만두었다. 지금까지 정리 못 한 내 계좌를 보며, '그때 나도 그만두었으면 많은 돈을 벌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니와 5년을 만나면서 세상을 넓게 보는 법은 배웠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고, 나이가 60 중반임에도 새로운 문화를 가장 먼저 접했다. 'Chat GPT'도 나오자마자 나에게 배우기를 권유했었다. 나의 10년간의 힘든 병원 생활에 많은 공감을 해주신 분이기도 하다.


7월 초, 병원에 와서 통화를 하던 중에 언니는, "매일 그렇게 힘들어서 어쩌니? 남들은 이해 못 할 거야? 자기야! 남들이 해 볼 수 없는 오랜 투병 생활이나 에피소드 등을 글로 남겨보면 어때? 자기가 이렇게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 그런 것도 적어보고. 자기만의 경험을 글로 써 봤으면 좋겠어. 글쓰기가 어려우면 자기의 이쁜 목소리로 녹음해서 유튜브에 올려봐도 좋고…."라며 여러 가지 제안을 해주셨다.


예전에도 여러 번 글쓰기를 시도해 보고는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요즘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불안한 상태이다. 무언가 할 일을 찾고 싶었다. 다시 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현재의 내 몸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게 겁이 났다. 이렇게 있으면 미쳐서 죽을 거 같았다.

우선 유튜브에서 "글쓰기 잘하는 법"을 듣고, 인터넷에서는 교재나 방법을 검색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2주밖에 안 되었지만, 나에게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세 번째는 내 아들딸이다. 딸과 아들이 커가면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나는 항상 남에게 사랑을 갈구했다. 혼자 있으면 불안하고 외로울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숨기기 위해 TV를 보거나 친구와 통화를 했다.


딸과 아들은 달랐다. 나와 남편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들딸은 남들과 있는 걸 귀찮아했다. 자신들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길 줄 안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이 넘친다.


작년에 수능시험 한 달 정도 앞둔 딸이 나에게 한 말이 있다. "엄마, 나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너무 행복했던 것 같아. 해 보고 싶은 거 다 해봤고, 갖고 싶은 거 다 가져 봤어. 다시 과거 어느 때로 돌아가도 후회가 없어. 너무 잘 산 것 같아.“


그 말에 나는 감사하고 감동하면서도 '나와는 정말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한순간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적이 없다.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이 거의 없다. 알코올 중독의 아버지와 생활고에 찌든 가난도 싫었고, 아무도 나에게 관심 두지 않는 어린 시절로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아들딸의 무한 긍정인 면을 보면서 나에게 말한다. '내가 내 자식을 긍정적으로 키운 것처럼 나도 긍정적인 엄마가 될 수 있어. 아이들처럼 혼자 지내는 법에 익숙해질 수 있어’




이처럼 나의 롤 모델들은 각기 다른 가치와 영감을 주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들딸은 나에게 가장 큰 자랑스러움과 행복을 선사해 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나는 앞으로도 아들딸과 함께 성장하며, 긍정적인 엄마로서 늘 지지해 주고 격려해 줄 것이다.




20230716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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