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기대 : 자녀의 독특한 교육방식(2)

by 김인경


모든 부모는 자식이 바르고 편안하게 지내길 바란다. 어디서든 못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자식이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인 부모는 학창 시절 민감한 아이들이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다. 이때 부모는 자식에게 항상 믿음과 지지를 주어야 한다.




항상 착하고 순한 아들은 중학교 3학년 때 상의 없이 인문계 고등학교 안에 있는 과학 중심 반을 지원했다. 나는 웬만하면 일반고 가지 왜 여기를 넣었는지 물었다. 아들은 일반고 안에 과중반이 있다며, 성적은 일반고와 과중반이 합쳐서 등급이 나오니깐 상관없다고 했다. 나는 모든 일을 결정할 때 가능한 아이들 의견에 따른다. 아들에게 “아들이 알아서 잘했겠지? 엄만 항상 아들 믿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게다가 중3 마지막 중간고사에서 올백도 맞았고 기말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았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성적이 가장 안 좋았고 꾸준히 올라오는 상태였다.



나는 다른 부모와 교육방식과 달랐다. 학부모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는 성적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미래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게 하려고 취미생활에 더 집중했다. 공부는 항상 쉬운 것부터 해야 하고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때 다른 엄마들이 자녀들을 국·영·수 학원 보낼 때, 나는 피아노, 미술, 성악, 태권도, 기타, 골프, 암벽 등 예체능에 신경 썼다. 예체능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그만두었다. 강요하지 않았다. 공부는 내가 정해준 것만 집에 와서 30분-1시간 정도만 하게 했다.



공부 방식은 아이들 수준보다 낮은 “기탄 수학과 기탄 국어”를 하루에 4장씩 풀게 했다. 그러면 진도가 어느새 학년보다 높아진다. 그때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쉬운 연산만 반복시켰다. 학교 참고서는 두 권을 사서 방학 때 미리 1권을 하루에 2장씩 풀도록 하고 1권은 진도에 맞추어 풀게 했다. 나머지 여유시간은 책을 보든, 게임을 하든 간섭하지 않았다.


책을 읽을 때도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 해서 읽게 했다. 한 번은 딸이 WHY 시리즈 몇 권을 친구에게 빌려왔다. 나는 그 책이 재미있는지를 물었다. 딸은 재밌다고 했다. 바로 전 권을 다 사주었다. 그리고 미션을 주었다. 한번 다 읽으면 일만 원 줄게, 두 번 읽으면 이만 원 줄게. 이렇게 같은 책을 보통 3번에서 5번씩 읽게 했다.


공부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 못해도 좋다. 고등학교 때도 사춘기가 와서 못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든 너희가 다시 공부 하고 싶을 때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돈을 주고 산 책들은 무조건 3번 이상은 읽기로 했다. 학교에서 딸에게는 가끔씩 영재 수업을 해보자는 제안이 왔었다. 나는 다 거절했다. 인생 별거 없다. 영재 공부하겠다고 초등학교 생활을 망치면 안 돤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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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초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보였다. 미술이면 미술, 노래면 노래, 공부면 공부, 모든 면에서 학교와 학급의 대표였다. 반면에 아들은 모든 것이 뒤떨어졌다.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글 받아쓰기를 거의 다 틀렸다. 담임 선생님은 몇 번 전화하셨다. 아이를 남겨서 공부시켜 보내야 하냐고. 나는 그냥 보내라고 했다. 학교에서 온 아들은 엄마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면서 들어왔다. 나는 그런 아들과 껴안고 뒹굴면서 놀았다.


한글을 정확히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대학생들도 한글을 많이 틀린다. 나 또한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도 자주 틀린다. 마지막에 교정을 해도 틀린다.




딸의 초등 1학년과 2학년 담임이 같은 분이셨다. 그분은 정년 퇴임을 하시고 잠깐 교사로 오셔서 우리 아들을 맡게 되었다.


선생님은 나를 보자, “어머니. 정말로 저 아이가 채윤이 동생이 맞아요? 완전히 달라요. 말도 안 하고. 성격도 그렇고.”라며 부정적인 말들 계속하셨다. 나는 웃으면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시키면 잘해요. 문제 일으키거나 속 썩이지는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자,

“물론이지요. 제가 어머니를 아는데. 하지만, 좀 의아해서요.”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나는 내 아들을 잘 안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튀고 싶지 않고 조용히 말 잘 듣는 아이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으면 심심해하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의 정서와는 남다르다. 거기다 말도 거의 하지 않는다. 담임 선생님이 말을 걸지 않으면 1년 동안 한마디도 안 할 아이다.




이렇게 자란 아들은 S고 과학 중심 반에 입학했다. 동네에서 우연히 알게 된 동생 말에 의하면, 그 반은 은평구 엄마라면 누구나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은평구에서 과고나 외고 하나고 보내고 싶은 엄마들이 선호하는 학교란다. 과학고나 외고보다 성적 내기 좋고 수준은 그들 못지않은 곳이란다. 그러면서 나에게 축하한다고 했다.


과학 중심반은 여자반, 남자반, 남녀 합반 이렇게 3반으로 나누어졌다. 아들이 남자반에 배정받았다. 학급에서 아들은 4번이라고 했다. 학교에 입학하고 10일 정도 지났을 때, 담임은 아이들을 번호순서대로 상담을 시작했다. 아들이 4번이라 2번째 날 상담했다. 순한 아들이 처음으로 학교에서 기분이 안 좋아온 날이다.

-계속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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