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여러 가지 재테크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중에 현금성이 높은 주식이나 코인, 금과 은 그리고 보험 등에 재테크를 하고 있다.
손가락 끝에서 춤추는 숫자들. 주식과 코인의 세계에서는 이 숫자들이 운명을 결정한다. 휴대폰 화면을 스치는 순간, 숫자들은 마치 실시간으로 내 기분을 조종하는 마법사 같다. 우리는 숫자들을 보면서 쉽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우리의 미래를 맡긴다.
우리의 손가락은 내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일 때가 많다. 오르면 기분이 좋아서 팔고, 내리면 더 떨어질까 봐 겁나서 팔지만, 매번 후회할 때가 많다. 이렇게 간사한 인간의 심리가 우리의 투자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예전이라면, 주식을 사고파는 일이 전화로 결정되어 지금처럼 빈번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거래가 간편해졌고, 그만큼 손가락을 원망하는 순간도 늘어만 간다.
하지만 금은 다르다. 금은 한 번 손에 쥐면, 종로까지 팔러 가는 게 귀찮아 묻어두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에서 금 투자는 장기투자로 주식이나 코인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금은 가격 변동성도 크지 않을뿐더러 부동산처럼 시간이 흐르면 가치도 꾸준히 상승한다. 그래서 빚을 지며 투자해야 하는 부동산보다는 여윳돈으로 할 수 있는 금 투자가 나에게는 훨씬 매력적이다.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모을 수도 있고, 현금이 필요하면 언제든 현금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과 은을 투자하는 방법에는 주식으로 하는 방식과 현물로 하는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나는 처음에는 현물로 금을 투자했다. 3~4천만 원 투자해 몇 달 만에 10% 정도의 수익을 챙기면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주식 쪽을 알아보았다.
지금은 주식에서 금 투자하는 계좌도 나와 있지만, 직접 거래해 보지 않아 잘 모른다. 처음 주식 쪽에서는 "신한 레버리지 금(은) 선물 ETN"에 투자했다. 주식의 ETN 투자에서는 은에서 목돈도 만졌다.
거기서 그만두었어야 했는데 욕심이 화를 불러 꼭대기에서 투자해 결국은 손절했다. 처음에 얻은 이익을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금에서는 자잘한 수익을 보긴 했지만, 거래량이 적어 수익이 신통지 않아 모두 정리했다.
그 후로는 현물로 금과 은을 샀다. 은은 금과 달리 덩어리로 사는 게 아니었다. “그래뉼”이라고 불리는 작은 조각들을 사야 투자 가치가 있었다. 덩어리인 바를 사면 99.9%의 은을 사기 힘들 뿐만 아니라 바를 만드는 세공비도 주어야 했다.
은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금액을 알아보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모른다. 금과 은은 인터넷 가격이 무조건 비싸다. 아무리 싸게 올려도 종로에서 사는 것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무지한 나는 인터넷 가격만 생각하고, 동네 금방 언니에게 바가지를 썼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걸 절실하게 깨달은 순간이었다. 사기도 아는 사람이 친다고 친한 언니가 도매로 사준다며 금과 은을 비싸게 판 거다. 처음엔 원망했지만, 나의 무지를 탓했다.
그렇게 당하고도 매번 남의 말만 믿고 편하게 움직인 대가였다. 그 이후론 모든 내가 직접 알아보고 사는 습관이 생겼다. 금과 은을 투자하면서 가격에 메리트가 있는 은을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물 은은 사 모으다 포기했다, 사는 곳을 알기도 쉽지 않았고 가격에 비해 너무 무거웠다. 들고 다니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종로에 매번 차를 가지고 다니기엔 주차비도 아까웠고, 무거운 걸 옮기기도 버거웠다.
은은 일천오백만 원 정도 투자해서 5~6백만 원 남기고 정리한 기억이 난다. 그 뒤론 금만 모으기 시작했다. 금이 내 몸에 맞고 통증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팔찌, 목걸이 반지 등 신상품이 나와 마음에 들면 망설임 없이 샀다.
금덩어리를 집에 보관하면 돌덩이에 불과하지만, 몸에 차고 다니면 진짜 금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주위에 금을 모으는 친구들에게 나는 금 바를 사기보다는 몸에 차는 귀금속으로 모으라고 권유한다.
내가 착용하고 다니는 금을 보고 나에게 금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갑자기 금 장사가 된 느낌이었다. 몇 년 그렇게 챙긴 수익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은 내 몸이 힘들어 부탁해도 못 해준다. 그냥 직접 가서 사라고 거래처를 가르쳐 주고 있다.
종로 금 도매 집은 소매를 받지 않기에 일반인은 거래가 힘들다. 나는 몇 년간 금과 은 거래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소개해 주었고 신용을 쌓아서 몇몇 공장과 도매거래를 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가지 않으면 조금씩 비싸게 받는 것 같다.
종로 금 거래는 현금으로만 한다. 부가세 금을 사면 비쌀 뿐만 아니라 세금도 내야 한다. 우리가 사는 금은 뒷거래 금이라고 해서 현금으로 사고 현금으로 판다. 뒷거래 금 도매 집은 현금을 보통 10억 이상씩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만약 카드로 사야 한다면 투자할 금은 사지 않는 게 좋다. 꼭 필요한 귀금속 정도만 최소한 사라고 하고 싶다. 물론 현금 영수증도 달라고 하면 카드와 똑같은 금액을 내야 한다. 보통 카드로 사게 되면 10%~12% 정도 더 받는다. 부가세 10%와 카드 수수료 1~2% 정도를 붙인다.
하지만 금을 모르는 일반인이 실물 금 거래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금은 주식처럼 시세가 시시각각 변하기도 하고,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이라 천차만별이다. 원리를 이해하면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일반 소비자인 소매는 항상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
어쩌겠는가? 금 장사도 남아야 하는걸! 그래도 금을 사고 싶은 일반 소비자들의 소중한 돈을 지키기 위해 금에 관련된 일반 상식이나 매매법을 내가 아는 한도에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우선 순금을 살펴보려고 한다. 유통 과정은 크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는 목걸이, 팔지, 반지 등과 같은 장신구와 골드 바로 나눠볼 수 있다.
골든 바는 보통 1돈 단위로 판다. 골든 바는 이쁘게 만들어 놓은 것도 있지만, 그냥 금덩어리를 잘라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소비자는 골든 바 모양이 있는 걸로 사는 걸 추천한다.
골든 바 세공비는 모양에 따라 다르다. 공장에서 자신의 상호를 찍어 만들어 파는 일반적인 골든 바는 개당 일천에서 이만 원까지 장사하시는 분 능력껏 받는다.
나는 도매를 주로 이용해 일천 원에서 삼천 원 정도 주고 사기도 하지만, 대부분 공임 없는 걸로 달라고 한다. 새로 만든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판 걸 나에게 다시 되팔라고 한다. 그러면 도매 언니는 웃으면서 약았다며 주신다.
골든 바를 상품화시켜 케이스나 카드처럼 만든 건 더 비쌀 수밖에 없다. 살 때는 이처럼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팔 때는 예쁜 모양의 골든 바이든 일반적인 골든 바이든 그냥 막 금이든 99.9% 이상이면 가격은 똑같다.
또한 팔 때 99.99%라고 써놓고 더 비싸게 받는 일도 있다. 그러나 골든 바는 99.9% 나 99.99% 나 팔 때는 똑같다. 그래서 순금 골든 바를 살 때는 공임 없는 일반적인 바를 추천한다. 금값은 주식처럼 변동이 심하므로 돈을 내는 순간의 시세로 사게 된다.
금 투자를 통해 나는 인내와 신중함의 중요성을 배웠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금처럼 변치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금 투자가 가르쳐 준 진정한 교훈이다. 금과 은을 통해 나는 경제적 자유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