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장사꾼들의 묘한 말솜씨는 마치 달콤한 속삭임처럼, 사람들의 귀를 간질이며 마음을 흔들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장사꾼들은 다 사기꾼이란 말을 쓰기도 한다.
흔히 그들은 ‘미지면서 판다. 남는 게 없다. 팔수록 손해다.’ 등과 같이 말도 안 되는 달콤한 사랑의 고백처럼 비현실적인 약속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누가 진정으로 손해 보면서 장사를 하겠는가? 모두가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데.
이런 세상에서 금 거래의 비밀을 풀어보자. 종로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금값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종로의 금 시세는 아침에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문자를 보내주는 걸로 알고 있다. 어디서 보내주는 지는 나도 잘 모른다. 나도 한 곳에서 고객관리 차원으로 거의 매일 받고 있다.
평일 아침 10반에서 11시에 첫 시세가 나온다. 가격은 먼바다의 파도처럼 환율과 세계 금 시세, 그리고 금의 유통 물량 등 여러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그날의 가격이 정해진다. 또한 주식처럼 하루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금 가격은 경제의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만든 거대한 파도와 같다.
올해 들어 금값이 거의 매일 오르고 있다. 종로 도매상에 물어보았다. 년 초에는 강남의 부자들이 금 바를 몇 kg씩 덩어리로 사 갔단다. 그다음은 중국인들이 금을 사 갔다고 했다. 순금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순도를 인정받아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단다.
지금은 다이아몬드 사장님들이 금을 사 모은단다. 종로 상인들이 모은다는 거다.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종로에서는 금을 사고파는 데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금 거래에는 그들만의 규칙이 있다. 우선 금 가격을 보면 매일 24k 매입가와 도매가가 올라온다. 이 금액은 금 도매상에서 우리가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가게 사장님들이 사가거나 파는 금액이다. 만약 24k 매입가가 370,000원이라면 도매가는 보통 372,000-375,000원 사이로 올라온다.
이 말은 현재 금한 돈을 우리가 팔고 싶다면 370,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동네 금방에서 판다면 그들은 370,000원 아래에서 우리에게 금을 산다. 그들이 우리에게 사서 종로에 가서 파는 금액이 370,000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 때는 이와 반대이다. 도매에서 동네 금방이 사 오는 가격이 372,000-375,000원 사이에서 사 온다. 그들은 여기에 얼마를 붙이고 파느냐는 금 집마다 능력껏 받는다. 그러므로 372,000-375,000원보다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372,000-375,000원 사이는 어떻게 정해질까? 그건 시장 상황에 맞추어 정해진다. 보통은 매입가와 도매가 차이가 2,000원 정도였다. 하지만, 금값이 지금처럼 갑자기 오르거나 금을 사는 사람이 많아져 금이 모자랄 때는 금액 차이가 더 많이 벌어지게 된다.
2024년 3월 29일 금요일은 내가 금 거래 사상 처음으로 매입가와 도매가 차이가 15,000원이나 차이가 났다. 3월 내내 매일 오르던 금은 마지막 날 처음으로 도매가가 400,000원을 찍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금은 하루 종일 수시로 바뀐 걸로 알고 있다. 마지막에 올라온 24K 금 시세는 매입가 375,000원, 도매가 390,000원으로 마감했다. 나는 내일이 기대된다. 매입가와 도매가의 차이가 주식에서 말하는 수수료로 보면 되는 금액이다.
이외에 우리가 말하는 18k와 14k는 순금 기준으로 말하는 거다. 순금은 24k로 칭한다. 그래서 18k는 18/24 (18 나누기 24) 하면 0.75가 나온다. 18k는 순금의 75%라는 뜻이다. 14k는 14/24 (14 나누기 24) 하면 0.583가 나온다. 14k는 순금의 58.3%라는 뜻이다.
종로에서는 18k를 팔 때는 순금 도매가 24k X 0.825(82.5%)를 곱해서 금액을 정한다. 반대로 18k 살 때는 순금 매입가 24k X 0.735(73.5%)를 곱한다. 18k가 순금의 75%라는 걸 안다면 그들의 사고팔 때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14k를 팔 때는 순금 도매가 24k X 0.6435(64.35%)를 곱해서 금액을 정한다. 반대로 14k 살 때는 순금 매입가 24k X 0.57 (57%)를 곱한다. 14k가 순금의 58.3%라는 걸 안다면 장사하시는 분의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14k와 18k는 사고파는 금액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장신구 외에 투자 가치로는 매력이 없다.
골든 바는 1돈짜리를 사던, 10돈짜리를 사던 덩어리는 한 개로 본다. 골든 바 세공비는 파는 가게에서 모양에 따라 능력껏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거래가 빈번할 경우, 공임 없는 금 바를 달라고 하면 그들이 매입한 것으로 준다.
지금까지는 골드 바에 대한 가격과 18k와 14k에 관한 금 가격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처럼 금의 가격 결정 방식은 마치 경제의 파도를 타는 서퍼들처럼 능숙하게 대처해야 하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순금으로 만들어진 장신구나 14k와 18k 장신구의 구입과 판매는 어떻게 되는지 다음 편에서 알아보기로 하겠다.
우리가 이 세계에서 금을 다루는 방법은, 마치 오래된 전설 속의 보물을 찾는 모험과도 같다. 이 모험에서 우리는 경제의 파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 나서게 된다. 금은 단순한 광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금을 다루고 가치를 부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202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