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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Apr 08. 2024

금 거래의 A부터 Z까지 : 장신구와 귀금속 가격(2)


금빛 실루엣이 어렴풋이 그려지는 아침 햇살 속에서, 우리의 손과 목을 장식하는 금 장신구는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순금으로 만들어진 작은 반지 하나팔찌 하나에는 역사와 문화더 나아가 사랑과 기억이 촘촘히 담겨 있다     


우리는 때때로 이러한 장신구를 통해 누군가를 생각하며 선물을 주고받는다. 이는 그 자체로 우리 생활에 특별한 순간들을 기념해 준다. 또한 장신구의 세계에는 순금뿐만 아니라 18k, 14k와 같은 다양한 순도의 금이 존재한다     


이들은 각각 다른 순간과 감정을 간직하게 해주며,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멋지고 품격 있는 장신구들의 가치는 그 가격에 비례하여 높아진다. 비싸고 귀중한 이 장신구들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우리나라 법에서 인정해 주는 순금의 순도는 99.99% - 99.5%까지다0.4% 차의 순도에는 많은 비밀이 담겨 있다. 앞글에서 골든 바에 대해서 말씀드렸지만, 골든 바는 순도가 99.9% - 99.99%이다.     

 

반면 우리가 사는 순금 장신구 즉, 팔찌반지목걸이 등 세공해서 만들어져 나오는 제품들은 대부분 99.5%이다. 간혹 99.9%가 있기는 하지만, 99.9%로 만들어진 제품은 세공비가 비싸다.      


나는 금세공 과정을 알고 싶어 몇 년 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건 ‘만들어져 있는 제품을 사는 게 싸고 경제적이구나!’라는 거였다. 한마디로 ‘노 가다’였다.      


세공은 오랜 시간 노력과 연습섬세함과 미적 감각 등 많은 것을 요하는 장인만의 기술이다단 몇 달몇 년으로 따라 할 수 있는 단순 작업이 아닌 예술 작품이었다.     


99.9%로 만들기 힘든 이유는 땜의 기술이었다. 장신구를 연결하는 부분 부분을 땜으로 연결한다. 이때 땜에 이용하는 금의 순도는 장신구 금의 밀도보다 낮아야 붙일 수 있다. 그렇기에 99.9%보다 낮은 순도의 금으로 땜할 수밖에 없다.     




순금 제품의 세공비를 살펴보면 보통 2~3돈짜리 반지팔찌목걸이 등 큐빅이나 보석이 박히지 않은 제품은 평균 돈당 2~3만 원 정도로 계산하면 된다. 큐빅이나 보석가격은 따로 플러스가 된다.    

  

하지만, 한 돈짜리 목걸이나 반지팔찌 등 얇은 제품들은 가격이 비싸다한돈이든 3돈이든 만드는 과정이 같기 때문이다모양에 따라서는 1돈짜리가 2돈보다 비쌀 수도 있다. 반지와 목걸이 코인은 최소 세공비는 3~4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목걸이나 팔찌는 5만 원부터 모양에 따라 다르지만, 5돈까지는 10만 원을 넘기지는 않는다. 이런 제품을 종로의 소매에서는 도매에서 가져다 2배 정도 남기고 판다동네 금방은 보통 3~4배를 남긴다. 5만 원 정도의 세공비를 15~20만 원 정도 받는다. 지방으로 가면 더 비싸게 받은 곳이 많다.     


금값은 상점의 능력에 따라 도매가로 받거나 조금 더 받는다. 금 가게의 수익은 거의 세공비에서 남는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금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99.5%라는 거다. 우리가 만들어진 제품을 팔고자 할 때는 해리 비라는 명목으로 돈당 몇천 원에서 일만 원까지 제한다.     


즉, 매입가가 370,000원이면 도매에서는 2~3천 원을 제외한 367,000원에 매입을 한다. 하지만 동네에서는 좀 더 비싼 해리 비로 5천 원에서 일만 원 정도를 제한다. 그 비용을 보통 만들어진 금을 녹이면 금이 날아가서라고 설명하는 분이 계신다.     


사실은 순도 0.4% 차이에 대한 가격이다또한 세공하는 공장에서 도매로 넘어올 때 도매상인들이 남기는 이윤이 0.4%에 대한 가격이다. 이 부분은 세공하시는 분과 도매하시는 분들만 아는 암묵적인 거래이다.

     



이처럼 우리는 순금 장신구를 사면 99.9%가 아닌 99.5%로 만들어진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투자 목적으로만 한다면 금 바를 사야 한다. 하지만, 나는 웬만하면 금 바보다는 장신구 쪽으로 추천한다.     


강남의 큰손이 아닌 이상 우리는 많은 양의 금 바를 사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예쁜 목걸이나 팔찌반지 등을 사서 마음껏 착용하다가 돈이 필요할 때나 질릴 때팔아도 금액 차이는 몇천 원이다     


우리가 금이 아닌 은이나 동으로 된 일반 장신용 귀금속을 사더라도 세공비는 똑같이 주고 사야 한다. 금을 몸에 차고 다니면 재물이 따른다는 말도 있다. 몸에 좋고 우리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아름다운 존재인 금을 집에 두면 돌덩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순금 팔찌나 목걸이를 살 때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할 점이 있다. 목걸이나 팔찌는 마지막을 연결하는 잠금장치가 있다잠금장치는 순금 밀도가 높아 모양을 유지 하기 어려워 보통 18K로 만들다     


그래서 목걸이나 팔찌를 살 때, 3돈짜리를 산다면 꼭 저울에 달아봐야 한다. 18K 장식 별도로 순금이 3돈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18K 장식 값은 따로 내야 한다. 하지만, 지방은 업자들의 속임수에 의해 장식 포함 3돈으로 파는 곳이 많다.     


이때 소비자는 장식 포함 3돈이면 순금 3돈이 아니라 순금은 2.82-2.85돈이다나머지 0.18-0.15돈은 18K이다. 하지만, 금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는 순금 3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14K와 18K는 순금과는 다르다같은 크기여도 밀도가 달라 무게가 적게 나간다즉, 같은 모양 같은 크기여도 24K가 가장 무겁고, 다음이 18K, 14K 순이다. 하지만, 세공비는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기본 세공비가 있어 무게가 작다고 적게 받지는 않는다     


또한 14K와 18K는 세공비를 업자가 부르기 나름이다. 잘못 사면 14K나 18K를 순금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 동네 언니에게 살 때는 14K를 순금보다 비싸게 샀다. 금은 사고 나면 끝이기에 손해를 보면 무지한 나를 탓해야 한다.     


금의 유통 과정을 부족한 글로 표현하자니 한계가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금 가격은 인터넷에 나온 가격이 싼 가격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인터넷은 부과세 금이므로 지금 저자가 설명한 가격보다 10% 이상은 비쌀 수밖에 없다.     




금을 사고팔 때 물론 상인들도 이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비자로서 조금이라도 덜 손해 보기 위해서 금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다면 피 같은 우리의 돈을 조금이라도 절약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금 장신구를 선택할 때가치를 이해하고시장가격과 세공비순도 등을 꼼꼼히 확인하여 선택해야 한다. 금 장신구는 단순한 물질적 가치를 넘어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고, 우리가 가진 추억과 감정을 풍부하게 해주는 참으로 놀라운 존재이다.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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