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휩쓸고

by 긴오이

불탄 가지 끝 참새 세 마리

한 마리 날아가고

한 마리 따라가고

남은 한 마리 흔들린다

꼬리깃을 들썩들썩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하다


떠나는 것들이여

떠나려 하는 것들이여

좀 더 머무르렴

꽃도 잎도 없는 그을린 가지지만

좀 전까지 너를 달고 있었다

짹짹 터지는 하얀 수다들

한 팔에 조용히 받치고 서서

생명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산다는 것은

이토록 가볍고도 무거운 것

작은 발가락 무게에도

심폐 소생되는 것들이 있다


시간을 다오

그을린 것들도

여전히 살아있는 것들이다

죽지 않았음에도 죽은 것처럼

허공에 생중계당한 것뿐이다


훌쩍

참새가 푸득 인다




산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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