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벽돌
할머니 밀고 가는 실버 유모차에
아기처럼 올라앉은 벽돌
제 무게 아니면
허리 굽은 빈 유모차
균형 없는 공허함에
앞으로 고꾸라질 수 있다고
짐짓 이유 있는 체
올라앉은 벽돌
어디 공사판 나가
멀쩡한 보도블록 사이
제 몸하나 끼워 넣지 못하고
아니면
진득하니 공부 의자에
망치 대신 궁둥이 땅땅
박아보지도 않고
젊은 엄마 가슴에
김칫독 누름돌처럼 들어앉아
무게로 세월로
시큰한 땀 눈물 우려내던
그 벽돌
할머니 두 손
유모차에 묶어놓고
늙은 여생 연금이나 까먹으며
불효자식 같은 벽돌이
발도 없이 간다